인천지역 건설현장서 안전수칙 위반 늘어

위반 민원 4년만에 18배 급증

인천지역 건설현장에서 추락 등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수칙 위반 민원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안전모 및 안전화 착용이나 추락위험 방지 등 기본 안전수칙 위반 신고가 4년새 18배나 급증해 건설현장의 안전사고 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건설현장의 안전문제 민원은 2016년 33건에서 2017년 86건, 2018년 114건, 2019년 185건, 2020년(1∼9월) 622건으로 급증했다.

인천지역 건설현장에서는 올해 1~4월에만 부상자 369명, 사망자 9명이 나왔다. 특히 ‘추락’ 사고가 부상자 116명·사망자 5명으로 가장 많고, ‘넘어짐’ 사고가 부상자 71명, ‘물체에 맞음’이 부상자 47명·사망자 1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락이나 넘어짐 사고는 현장에서 안전모 및 안전화 착용, 위험 방지 시설 설치 등의 기본수칙만 잘 지켜도 방지할 수 있는 사고다. 그러나 급증한 민원의 대부분이 안전모 및 안전화 미착용, 작업 발판 미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위반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호반써밋송도 아파트 건설현장은 올해에만 건설 자재 낙하로 인한 골절 등 부상자 3명이 나왔지만 안전위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현장의 민원 내용은 자재물 낙하 위험, 안전난간 미설치, 발판(단부) 추락 위험, 차량 통행 시 신호수 미배치 등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온 이후 발판과 안전 난간, 안전대를 부착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다”고 했다.

최근 6개월간 국민신문고에 관련 민원이 집중적으로 들어온 연수구 송도동의 카리스프라자 신축현장도 주로 근로자들의 안전모 미착용, 추락 위험 등의 문제가 나온다. 시공사인 금광건설 관계자는 “안전관리자를 고용해 근로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시키고, 안전점검도 하면서 수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근로자들이 잠깐 공사현장 밖을 나갔다 들어올 때 안전모나 안전화를 깜빡하고 벗어둔 채 착용하지 못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노동청 관계자는 “시민과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높아지고, 신고 창구도 다양해지다 보니 안전문제 민원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발주사를 비롯한 시공사들의 안전 의식이 높아져야 하고, 적정한 공사 기간과 공사 금액을 설정해 안전 시설물 설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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