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위드 코로나’ 시대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기자페이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일상에 끼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됐다. 백신과 치료제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코로나를 받아들이고, 바이러스와 동행하며 사는 수 밖에 없다. 침체돼 있던 산업계에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체질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타격이 컸던 호텔ㆍ여행ㆍ관광업계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콧대 높은 글로벌 특급 호텔들도 변화에 나섰다. 재택근무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호텔 객실을 업무용 공간으로 빌려주는 ‘재텔(재택+호텔) 근무’ 프로모션을 도입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 인터콘티넨탈그룹은 ‘호텔에서 일하기(Work for hotel)’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여행길이 막힌 항공사들은 국내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을 내놨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지난달 시드니에서 출발해 8시간30분간 호주 랜드마크를 돌아본 뒤 시드니로 돌아오는 항공편을 선보였는데 10분만에 매진됐다. 아시아나도 대형 여객기를 타고 인천~강릉~포항~제주를 비행한 뒤 인천으로 돌아오는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을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 여객기 좌석을 뜯어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는 항공사들도 있다.

일본은 ‘위드 코로나’ 사회 정착을 위해 위험한 실험도 했다. 야구 경기에 대규모 인원을 입장시켜 경기를 관람토록 한 것이다. 마스크를 쓴 관중들은 홈런을 터뜨리자 환호성을 지르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맥주를 마셨다. 일본정부는 구름 관중을 대상으로 고해상도 카메라, 전파 기기, 이산화탄소 측정기 등을 활용해 자료를 수집했다. 혼잡한 장소, 동선, 관중의 마스크 착용 비율과 행태 등을 촬영했는데, 마스크를 쓰고 큰 소리로 응원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하는 비말에 대해선 수퍼컴퓨터까지 동원해 분석하기로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1일 발표했다. 3단계로 구성됐던 거리두기를 5단계로 세분화해 정밀방역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발표는 정부가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선언하고, 이에 맞게 거리두기 단계를 현실화한 것이다. 민생경제 숨통을 터주기 위해 민간에 자율성을 부여한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면서 방역 수칙을 잘 지켜야 방역단계 강화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