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청개구리는 엄마 청개구리 말을 거꾸로만 이행했다. 엄마 청개구리가 물가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그래야, 아들 청개구리가 산에 묻어줄 것으로 믿었다. 아들 청개구리는 마지막으로 효도한다고 물가에 묻었다. 그래서 비만 내리면 아들 청개구리는 엄마 청개구리 무덤이 떠내려갈까 걱정하면서 울었다.” 어렸을 적 밖에서 늦게까지 놀다 들어오면 어머니가 늘 들려줬던 우화다.
▶수원청개구리가 있다. 몸길이는 25~40㎜다. 등은 짙은 초록색이다. 배는 흰색이다. 콧구멍부터 목덜미를 지나 몸통에 이르는 불규칙한 모양의 담갈색 줄무늬가 있다. 수컷의 울음 주머니는 옅은 황색이다. 울음소리는 청개구리보다 더 낮고 어떨 때는 날카롭다. 이 녀석들의 이력서다. 번식기 외에는 관목이나 풀잎 위에서 서식한다. 말라 죽은 나무에서 겨울잠을 자고 5~7월 논에서 번식한다.
▶일본 생물학자인 구라모토가 수원에서 발견해 수원이란 이름이 ‘청개구리’ 앞에 붙었다. 이 녀석들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게 지난 2012년 5월이다. 짝짓기 때면 울음소리가 ‘꽥꽥’하고 제법 높다. ‘웡-웡-’하고 낮은 소리로도 운다. 분명 처연하고 섧은 이유가 있을 터이다. 우리가 해독할 수 없는 주파수로 우는 까닭이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수원청개구리가 최근 화성 화옹지구 내 화성습지에서 발견됐다. 수원이 아닌 곳에선 처음이다. 이상철 한국양서파충류학회장은 “화성습지 보존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도 “수원청개구리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원청개구리를 지키기 위해선 서식지 보호가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성습지의 생태계도 우수하다. 인근에 매향리 갯벌과 화성호 등이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조사 결과 연안습지 1등급을 받았고, 람사르 습지 등재기준도 3가지나 충족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원청개구리가 우는 까닭은 무엇일까. 엄마 산소가 물에 떠내려갈까 걱정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기우(杞憂)이길 바라는 마음이 필자만의 짧은 생각이었으면 좋겠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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