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한 사립학교의 대규모 채용비리 사건(경기일보 11월6일자 1면)이 단순 부정채용이 아니라 5년 전부터 조직적ㆍ의도적으로 이어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구속된 행정실장 B씨 등이 2015년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3명에게 나중에 정교사로 채용되도록 해주겠다며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평택시 학교법인 A학원의 일부 교직원은 올해 2월 정규교사 신규채용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특정 수험생에게 1차 지필평가 문제지와 답안지, 3차 면접평가 문제를 유출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 22명을 입건하고 이 중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혐의로 행정실장과 고3 교사 등 교직원 3명을 구속했다.
구속된 3명 중 2명은 지난 2015년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1억8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당시 기간제 교사 3명에게 ‘나중에 정교사를 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 1인당 6천만원씩 돈을 건넨 기간제 교사 3명은 올해 2월 정규교사 신규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5년 전부터 계획적으로 이뤄진 채용비리가 밝혀지면서 문제를 일으킨 교직원 3명이 직위해제되고, 9명의 교사가 계약해지됐다.
교원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학교법인 A학원 측이 부랴부랴 기간제 교사 채용에 나섰지만 수능을 코앞에 둔 학생들의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A학원은 자체 결보강계획을 세워 진행함과 동시에 현재 기간제 교사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A학원 중ㆍ고교는 지난 3일 기간제 교사 모집 공고를 내고 중학교 ▲역사 1명 ▲한문 1명, 고등학교 ▲국어 1명 ▲수학 2명 ▲지리 1명 ▲윤리 1명 ▲미술 1명 ▲음악 1명 ▲한문 1명 ▲체육 1명 등 총 11명을 선발하기 위해 6일 오후 면접을 실시했다.
A학원 측은 기간제 교사가 채용되는 대로 오는 9일부터 즉시 수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A학원 관계자는 “일단 수업은 동일교과 선생님들이 진행했고, 오늘(6일) 면접을 통해 기간제 교사가 채용되면 월요일(9일)부터 근무해 학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그 외 부분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과 평택교육지원청도 학생들의 불안을 우려해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한 상태다.
하지만 수능이 한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보다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장은 “비리 교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징계 조치는 당연하겠지만 수사 진행으로 인해 학교 수업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립학교 교원 채용 전 과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숙ㆍ양휘모ㆍ이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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