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네번째 악몽과 눈물

김규태 경제부 부장 kk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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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2단계로 격상됐다. 다시 평범한 일상은 ‘제한’이라는 이름에 갇혔고, 상인들의 깊은 한숨과 눈물을 마주하게 될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프다. 마스크가 일상이 된 삶만으로도 힘든데, 정부의 지침에 따라 ‘내 장사’ 마저도 통제를 받는 그들의 심정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올해 들어 벌써 네번째 제한 조치다. 첫 번째는 올해 2월 말 대구 종교단체발 코로나19 확산이었고, 당시 감염병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됐다. 두 번째는 지난 9월 초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높아졌을 때며, 세번째는 추석연휴기간(9월28일~10월4일) 정부가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을 때였다. 그리고 또다시 시작된 ‘제한의 시간’.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마다 가장 많은 피눈물을 흘리는 대상은 바로 소상공인들이다. 정부의 방역조치가 강화될 때마다 이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매출은 큰 변곡점을 맞았다. 그래서 이번 강화 조치로 인한 ‘4번째 악몽’은 자칫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포함하고 있다. 더욱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한해가 가기전 ‘~회’로 통칭되는 모임을 갖는 것이 특징인데, 올해는 이마저도 사실상 끝나면서 장사로 먹고 사는 상인들의 기반은 비극으로 마무리될 확률이 높아졌다. 그리고 지역 경제는 임계점에 달해 결국 붕괴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난 오늘부터 더 많이 먹고 마실 생각이다. 시간을 제한한다면, 그 시간 안에서 충실히 먹고 마시겠다. 이제는 마스크로 가려졌지만, 십수년을 함께 한 회사 근처 상인들의 미소를 되찾아주고 싶다. 그것을 지켜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 밖에 없기에. 나부터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철저한 방역 속에서 조심하겠다. ‘오후 9시’라는 시간 제약을 1~2시간만이라도 늘려줄 정부의 유연함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지역 경제의 기반이 그들임을 잊지 말자.

김규태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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