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 ‘수능 D-9’…공부할 곳 줄어 ‘발 동동’

24일 오후 안양시 동안구의 한 독서실에서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속 공부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찾는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학습공간의 사용시간 제한 등으로 인해 학습공간부족이 우려되고 있다.윤원규기자
24일 오후 안양시 동안구의 한 독서실에서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속 공부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찾는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학습공간의 사용시간 제한 등으로 인해 학습공간부족이 우려되고 있다.윤원규기자

“수능 성공 위한 막판 스퍼트, 어디서 준비해야 하나요…”

24일 0시를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고등학교의 원격수업 전환과 독서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감염 포비아가 확산되며 수험생들이 공부할 장소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수능을 9일 앞둔 이날 오전 10시께 안양시 동안구 평촌학원가 A 스터디 카페.

발열 체크와 손소독을 한 후 A 스터디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휑한 느낌이 들 정도로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았다. 여럿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단체 스터디룸은 물론이고 1인석까지 텅텅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사용할 수 있는 좌석 총 80여석 중 15명의 학생만이 이곳을 찾았다. 이 외에도 이날 안양시 학원가의 12곳의 스터디 카페와 독서실 중 절반 넘게 자리를 채운 곳은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독서실과 스터디 카페 측은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가림판을 설치하거나 신규 회원을 제한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불안에 떠는 수험생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인 모습이었다.

A 스터디 카페를 비롯한 해당 지역 다수의 독서실과 스터디 카페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불안해하는 탓에 평소 인원에 40%도 찾아오지 않고 있다”며 “특히 고3 수험생들은 수능을 며칠 앞두고 감염 불안감에 이미 퇴실 조치를 끝마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남시 분당구 K 독서실도 3분의 1의 좌석도 채우지 못한 채 적자 운영을 이어가고 있었고, 같은 지역 B 스터디 카페 역시 100여명이 수용가능한 공간에 고작 9명의 학생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더욱이 확진 우려 공포를 이겨내고 독서실을 찾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이들 역시 어쩔 수 없이 일찍 귀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인한 다중이용시설 이용시간 제한(오후 9시) 때문이다.

안양시 동안구 한 스터디 카페에서 만난 이예진씨(20)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고 지금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스터디 카페와 독서실뿐이라 선택의 여지 없이 이 곳을 찾게 됐지만 오늘부터 9시 이후에 문을 닫는다고 하니 이후 시간에는 어디서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능 전까지 수험생이 감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수험생과 가족들은 대면 접촉과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최소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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