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했다고 경찰 본분을 잊을 순 없죠.”
인천지방경찰청 제2기동대 소속 김형진·이우경 순경은 지난달 중순께 인천 미추홀구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 1대가 횡단보도와 도로를 가로막고 역주행 방향으로 서 있는 걸 발견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이들은 해당 차량 옆에 차를 붙이고 상황을 살폈다. 그 순간 창문을 연 채로 담배를 피우던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다가오더니 문을 두드렸다. 차량 주차로 통행이 어렵다고 지적하자 운전자는 “내가 지금 술을 마셨으니 차를 뺄 수 없다. 기분 나쁘게 쳐다보지 말라”고 응수했다. 더는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느낀 두 사람은 이 순경 자택으로 향했지만, 이내 핸들을 돌렸다. 김 순경은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했다”며 “친구(이 순경)랑 대화를 나누고 한 번 더 살펴보자는 마음으로 갔다”고 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눈에는 술을 마셨다던 운전자가 차를 몰고 가는 모습이 들어왔다. 김 순경은 비상등을 켜고 차량을 쫓았고, 이 순경은 빠르게 112에 신고했다. 김 순경은 “전에 우리가 근무한 적 있는 곳이라 장소를 자세히 설명했고, 경찰차가 일찍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서 검거된 운전자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 순경은 “퇴근했다고 해서 우리의 본분을 잊을 순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어떤 생각이나 계산 없이 그냥 가서 말려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투철한 직업정신은 지난 26일 오후 경찰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이 공개되며 알려졌다. 이 영상은 29일 오후 1시 기준 18만명이 시청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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