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해양경찰청이 시흥시 배곧신도시로 옮겨진다. 현재 중부해경청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건물 일부를 빌려 임시청사를 사용 중이어서 신청사 후보지를 공모했는데 시흥 배곧신도시가 확정됐다. 중부해경청은 배곧 1만여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으로, 4~5년후 입주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지 공모에서 떨어진 충남 정치권에서 확정된 결과를 뒤집으려고 훼방을 놓고 있다. 뒤늦게 연구용역ㆍ부지선정위원회 결과 등 공식 절차를 부정하는 비정상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충남 당진) 측은 “농해수위 차원에서 중부해경청 시흥 배곧 이전을 번복할지 아니면 재추진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ㆍ홍성) 측도 “중부해경청에 이전 계획 재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민주적 절차와 공개 경쟁을 통해 이미 결정된 사항을 뒤집으려는 이들 국회의원의 행태를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10월 해양수산부 및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도 어기구ㆍ홍문표 의원 등은 현 중부해경청과 시흥시 간 거리가 20㎞ 미만인 점,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수도권 입지의 부당함 등을 지적했다. 이후 충남지역 의원들은 중부해경청 소관 상임위인 농해수위 내 전남ㆍ전북ㆍ수도권 지역 의원들로부터 국회 결의안 채택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고 했다. 수도권 의원들까지 지지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우나 말도 안되는 지역이기다.
남의 건물에 세들어 사는 중부해경청은 지난해 서해안 지자체를 대상으로 신청사 후보지를 공모했다. 인천시와 경기 시흥·화성·평택시, 충남 당진·서산·보령시·태안·홍성군 등 9개 지자체에서 15곳 후보지를 신청했고, 지난 5월 시흥 배곧신도시가 확정됐다. 당시 부지선정위원회는 신청지역 현장 답사후 심의·평가 결과, 배곧신도시가 치안여건과 지휘권, 접근성, 입지여건 등 여러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부해경청도 “중국 어선이 빈번하게 출몰하는 등 각종 해양 사고ㆍ범죄가 경기ㆍ인천지역에 집중됐다”며 “부지선정위원회가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충분히 고려해 시흥 배곧을 선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시흥 배곧신도시에 중부해경청 신청사를 짓고 이전하기로 한 결정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법한 행정 절차에 의해 선정된 결과를 자기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는 의원들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관련 사업비가 내년 예산안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예산이 편성돼야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설계, 청사건축 등이 가능하다. 충남권 의원들은 선정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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