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인천시내 시험장 주변은 예년과 달리 조용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예년처럼 시험장 앞에서 이뤄지던 후배들의 응원전은 사라졌고 일부 응원 현수막이 대신했다.
인천시교육청 27시험지구 제17시험장 부평고등학교에서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수험생 입실을 시작했다. 수험생을 보내는 학부모들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차량 안에서 인사하거나 멀찍이 떨어져 인사했다. 아쉬운 마음에 차량 창문을 내리고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거나 길 건너에서 기도하는 학부모도 볼 수 있었다. 예년에는 학부모가 교문에 빼곡히 모여 수험생의 뒷모습을 바라보곤 했다.
학부모 정경희씨(54)는 “삼남매 자녀 중 올해가 막내아들 수능일인데, 매번 시험장에 왔지만 이런 풍경은 처음 본다”며 “아들이 별 탈 없이 무사히 시험을 치르고 오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시험장 주변엔 응원전 대신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차준택 부평구청장의 응원 현수막이 내걸린 상태다. 또 학교 앞 편의점은 작은 안내문을 내걸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수험생 여러분은 더 힘들겠지만, 좌절하지 말고 시험 잘 보길 바란다’며 응원의 뜻을 전했다.
시험장 인근에는 경찰과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원들이 교통정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구청 공무원도 학교 일대를 오가며 불법주정차를 확인했다.
수능 시작을 앞두고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한 수험생이 시계를 두고 왔다며 시험장 주변을 헤매자 경찰까지 나서 주민들에게 시계를 구하고 다니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30여분이 지나 수험생의 아버지가 다급히 시계를 들고 시험장에 나타나면서 상황이 끝났다. 또 다른 수험생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전신 방호복에 비닐장갑까지 착용하고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일부 수험생은 친구들과 함께 들어서기 위해 교문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기다리기도 했다.
수험생 김영훈군(19)은 “친구들과 함께 들어가면 덜 긴장될 것 같아 기다리고 있다”며 “시험 환경이 낯설어 걱정이 크지만 평소처럼 잘 치르고 원하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다.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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