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주택가 파고든 배달 대행업체...소음ㆍ매연 골머리

▲ 4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한 주택가에 위치한 배달업체 배달기사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건 채 대기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오전 1시 화성시 영천동 한 주택가. 정적을 깨는 굉음에 임동선씨(28)는 잠에서 깼다. 소음의 진원지는 주택가 1층에 자리 잡은 한 배달대행 업체. 한바탕 굉음 이후 오토바이 시동 소리와 함께 기사들끼리 주고받는 말소리가 주택가에 울려 퍼지자 임씨는 애써 청했던 잠자리를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코로나19에 배달업계만은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일부 배달 대행업체가 저렴한 임대료 등을 이유로 주택가로 침투하며 주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밤낮 가릴 것 없는 오토바이 소음과 담배 연기, 난폭운전 등으로 피해를 양산하면서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배달 음식 주문 등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조5천578억으로 전년 동월 대비 6천501억원(71.6%)이 증가했다.

이렇듯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과 맞물려 배달대행 업계가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원룸촌 등 주택가에 입점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가건물과 비교하면 임대비용이 저렴하고 휴게실 용도로 사용되는 작은 규모의 사무실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배달 기사들은 새벽 늦은 시간까지 오토바이 소음을 내는 것은 물론 기사들끼리 한데 모여 피우는 담배에 인근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도로에 어지럽게 놓인 오토바이 또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특히나 주택가 특성상 인도가 따로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곡예 운전을 벌이는 배달 오토바이는 주민들에게 공포로 다가온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건 민원 신청 뿐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계도조치에 그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에서는 지난 10월28일 조원동 한 주택가에서 배달 오토바이 소음과 빛 공해 등으로 민원이 접수됐다.

수원시 장안구 관계자는 “주택가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소음을 두고 민원이 접수돼 경찰과 동행해 현장에 나섰지만 계도 수준이 한계였다”며 “실질적인 조치가 따르기 위해선 지자체뿐만 아니라 경찰 등 유관기관이 함께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음식 주문 등 배달 서비스 증가로 오토바이 등 이륜차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44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명(9.0%)이 증가했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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