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8)의 출소 후 첫날밤은 혼란 그 자체였다.
13일 0시께 조두순이 돌아온 안산시 단원구의 한 주택가. 이곳은 애초 주민들 외엔 유동인구가 드문 지역이지만, 이날만큼은 늦은 시간에도 인파로 북적였다. 또 폭 6m의 일방통행 도로에 수많은 차량이 진입하면서 때아닌 교통정체가 빚어지는 등 마치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번화가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골목에는 개미떼처럼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는데 상당수는 손에 셀카봉을 든 채 인터넷 방송에 나선 유튜버 등 1인 방송 크리에이터였다. 조두순이 출소하기 전 이른 새벽부터 그의 집앞을 지키던 이들은 결국 경찰의 통제로 주택가 외곽까지 밀려났다.
앞서 경찰은 12일 오후 10시께 해산명령을 내리고 조두순의 거주지에서 세 블럭, 약 100m 떨어진 곳부터 경력과 순찰차를 배치해 골목 진입을 막았다. 유튜버 등 조두순의 집앞에 몰려든 이들이 창문에 돌을 던지고 거친 욕설을 내뱉는 등 소동을 일으켜 주변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조두순과 같은 건물에 사는 한 주민은 참다 못해 짐을 싸서 뛰쳐나오기도 했다. 그를 조두순의 아내로 오해한 유튜버 등은 “조두순 마누라가 나온다”며 악을 쓰며 건물 현관으로 달려들었다.
이 같은 소동이 벌어지는 동안 해가 저문 뒤에도 조두순의 집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다.
이날 새벽 1시께 20여명의 경력은 이중 삼중으로 벽을 세운 뒤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때문에 위험하니 이제 돌아가주십시오”, “주민들도 주무셔야 할 시간이니 협조 부탁드립니다”라고 안내했지만, 유튜버 등은 계속해서 소란을 피우며 크고 작은 마찰을 벌였다.
경찰이 조두순의 집으로 향하는 길을 막자 인터넷 방송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몇몇은 소음기를 제거한 차량을 끌고 와 골목에서 엑셀레이터를 밟아 굉음을 내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또 야간 배달에 나선 라이더와 택배차량도 갈 곳을 잃은 채 인파 속에 갇혔는데 이들 중 일부가 끊임없이 경적을 울려대는가 하면 차량에서 내려 보행자와 다투는 등 조두순의 첫날밤을 맞이한 골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계속되는 소음에 잠을 이루지 못한 주민들도 밖을 서성였다. 한 60대 남성은 “도대체 이게 무슨 난리냐”며 “저 죽일 놈 때문에 평화로운 골목에 날벼락이 떨어졌다”고 혀를 찼다. 또다른 40대 주부는 “정말이지 기가 찬다”며 “매일 이 난리를 치르면서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토로했다.
한편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온 12일 오전 그의 신상정보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은 조두순의 얼굴 정면과 옆면, 전신 등 총 4장이다. 성범죄자 알림e를 운영하는 여성가족부 관계자에 따르면 출소를 앞둔 최근 3개월 사이에 촬영한 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조두순의 신상정보에는 전과와 주민등록상 주소, 실제 거주지, 성범죄 요지 등이 적혀있다. 조두순의 전자발찌 부착 종료 예정일은 2027년 12월11일이며 앞으로 5년간 신상이 공개된다.
구재원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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