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익명 기부천사 “불우한 학생에게 도움 되길”…온도탑에 성금 기부

▲ 현금 307만70원과 편지가 든 상자.경기사랑의열매 제공

“안산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을 따스하게 녹인 익명의 기부천사가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순선, 이하 경기사랑의열매)는 “익명의 기부자 A씨가 안산 사랑의 온도탑에 기부금이 담긴 상자를 남기고 떠났다. 상자에는 ‘좋은 곳에 써달라’는 편지가 함께 들어있었다”고 17일 밝혔다.

경기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지난 14일 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A씨는 동전 7천7개와 지폐 등 현금 307만70원이 든 상자를 사랑의 온도탑 앞에 몰래 두고, 안산 고잔파출소로 전화해 ‘상자를 가져가 달라’고 말했다. A씨는 이름과 나이를 밝히지 않은 채 편지 하나만 상자에 남겼다.

편지에는 “오래전 옛날 10원짜리를 녹여서 구리로 바꾸면 3~4배가 된다는 뉴스를 보고 탐욕에 눈이 멀어 모으게 됐다”며 “시간이 흘러 부인에게 좋은 영향을 받아 제 잘못을 반성하게 됐다”며 기부 이유를 밝혔다.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 30장, 1만원권 150장, 10원짜리 동전 7천7개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이어 그는 “10원짜리만은 얼마 되지 않아 제가 일해서 번 돈을 조금 보태 내놓는다”며 “내년에 더 열심히 살아서 또 한 번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기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지만 익명의 기부자님의 사연이 모두의 가슴으로 전해져 나눔으로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바란다”며 “얼어붙은 기부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연말연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돕기 위한 모금행사인 ‘경기사랑의열매 희망 2021 나눔캠페인’은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된다. 기부를 원하는 사람은 시ㆍ군청,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하거나, 경기사랑의열매 홈페이지에 접속해 참여하면 된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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