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전례없는 방역 조치로 혼란스러운 첫날

수도권 지역 5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 첫날인 23일 화성시 한 공장 앞 식당가에 점심식사를 마친 근로자들이 모여 있다.조주현기자
수도권 지역 5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 첫날인 23일 화성시 한 공장 앞 식당가에 점심식사를 마친 근로자들이 모여 있다.조주현기자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시행 첫날부터 경기도내 일부 식당과 숙박업소가 방역 대책과 엇나가는 ‘꼼수 영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경기도가 발표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 발동 기간은 23일부터 다음 달 3일 24시까지다. 사적 모임의 경우 실내외를 막론하고 4인 이하의 모임만 허용된다. 식당, 호프집 등에서 5인 이상 일행이 4명씩 테이블을 나눠 앉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일부 식당가에서는 불 보듯 뻔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일행 쪼개기’ 등을 유도하며 손님 영입에 열을 올렸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 시행 첫날인 이날 낮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A 음식점. 6명의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 식당 관계자는 “테이블에 3명씩 앉을 수 있다”고 테이블 나눠 앉기를 설명하며 가게 안으로 손님을 유도했다. 곧이어 방문한 10여 명의 손님들도 식당 주인의 안내에 따라 바로 옆 테이블에 3~4명씩 일행을 나눠 자리에 착석했다. 그러나 사실상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것과 별 반 차이가 없었다.

오산시 수청동의 한 식당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에 몰리는 5인 이상의 손님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식당 주인은 일행들 쪼개기에 적극 나서며 손님 맞이에 한창이었다. 30대 식당 사장 이모씨는 “코로나19로 이미 손님이 대폭 줄어들었는데 오는 손님을 막을 수는 없다”며 “이렇게라도 해야 영업이 유지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도내 숙박시설도 경기도 행정명령을 어긴 채 ‘꼼수 모임’을 유도하며 연말특수 이익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날 본보가 가평군에 있는 펜션 7곳에 전화를 걸어 ‘일행이 5명이 넘는데 예약이 되느냐’고 문의하자, 총 3곳에서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3곳 주인들은 모두 “큰 방은 불가능하지만 작은 방 2개를 빌려 한 방에서 놀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숙박공유서비스 B사에서는 아예 5인 이상 예약이 손 쉽게 진행됐다. B사 홈페이지를 통해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 인근 숙소를 예약하며 7명을 입력하자 아무런 확인이나 제약 없이 예약이 됐다. ‘집합금지로 5인 이상 숙박이 안 된다’는 안내나 주민등록표상 거주지가 같은 가족인지을 확인하는 과정은 없었다.

한편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거리두기 3단계 기준에도 없는 강력한 방역조치가 포함돼 많은 국민들이 겪게 될 불편과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참으로 무겁다”며 “다가오는 연휴 기간에 방역의 허리띠를 바짝 조여 확실하게 승기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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