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고단할 때 사람들은 문학에서 힘을 얻는다. 책에서 울고 웃으며 현실에서 도피하기도, 새로운 삶을 살아갈 희망을 품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소설이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문학의 힘은 2021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문단을 이끄는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신작을 잇달아 내놓는다.
■스타 여성 작가들 대거 컴백
2015년 표절 시비 이후 문단을 떠났던 신경숙 작가는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를 통해 공식 복귀한다. 지난해 창작과비평 웹 매거진에 연재한 글을 엮었다. 2013년 짧은 소설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낸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고통을 참으며 자리를 지켜내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나와 아버지의 삶을 교차하며 풀어낸다.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은 제주 4ㆍ3 사건의 상흔을 다룬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로 돌아온다. 계간 <문학동네>에 쓴 글을 덧대어 올 상반기 출간한다. 악몽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소설가 k를 통해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사건을 비춘다. 한강 작가 특유의 소재를 통한 이미지화가 돋보인다. 소설 곳곳에 내리는 눈은 고통으로 다가온다. 조남주 작가는 상반기 출간 예정인 <오기>(민음사)를 통해 ‘82년생 김지영’에 쏟아진 질문에 답한다.
여성 작가들의 SF 모음집(허블)도 독자들의 기대를 모은다. 천선란, 박해울, 오정연, 이루카, 박문영 등 작가 5명은 ‘여성’과 ‘행성’을 주제로 쓴 중단편 모음 엮는다. 작가마다 독특한 행성(세계관)을 창조해 다양한 페미니즘 서사를 엮어낸다.
■노벨문학상 작가의 귀환부터 도스토예프스키까지
해외 작품 중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거장들의 역작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장편 <클라라와 태양>(민음사)이 4월에 나올 예정이다. 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무크의 <페스트의 밤>도 같은 출판사에서 7월 한국을 찾는다. 두 책은 모두 팬데믹을 소재로 한다. 도스토예프스키 탄생 200주년을 맞아 출판사 열린책들은 대표작들을 새롭게 단장해 선보인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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