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장수서 유력주자로… 거침없는 ‘이재명 대망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며 연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억강부약(抑强扶弱) 대동세상(大同世上)’을 기치로 한 정책 행보로 시대 흐름을 선도하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 선제 대응’, ‘이재명표 3대 기본 시리즈’(기본소득ㆍ기본주택ㆍ기본대출)’ 등 이 지사가 추진한 다채로운 정책 브랜드는 대한민국 핵심 어젠다로 자리했다. 이에 지난 2020년 실시ㆍ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 2021년 신년 여론조사를 비교 분석해 이 지사의 대국민 선호도 상승 추이를 살펴본다.
‘억강부약’ 기치 소득 불평등·사회적 양극화 해소 ‘시대정신’ 관통, 이재명표 기본소득ㆍ기본주택ㆍ기본대출 등 새로운 어젠다 제시
경기일보 신축년 여론조사서 29.3% 선두… 윤석열·이낙연 따돌려
■ 신년 들어 실시한 12개 여론조사 중 9개 선두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주요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는 12개 조사 중 9개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본보가 신축년(辛丑年)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조원씨앤아이에 의뢰, 지난해 12월27~28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5%p)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지사는 29.3%로 윤석열 검찰총장(26.9%)을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아울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지난해 12월27일부터 등록된 주요 여론조사기관 11개를 확인한 결과, 이 지사는 지상파 방송 3사(KBSㆍMBCㆍSBS)를 비롯해 동아일보, 서울신문, 한겨레신문, 조선일보ㆍTV조선에서 의뢰한 여론조사와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자체 여론조사 등 8개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기록 했다.
특히 이 지사는 한겨레 신문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7~29일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23.8%를 얻어 2위 윤 총장(17.2%)을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에서 따돌렸다.
반면 윤 총장은 펜앤드마이크, 데일리안, 뉴시스가 조사를 의뢰한 여론조사기관 3곳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총장은 여론조사공정이 팬엔드마이크 의뢰로 지난해 12월29일 성인 1천9명을 대상을 실시한 조사에서 31.0%를 기록, 이 지사(21.3%)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p) 밖에서 제쳤다.
■ 신천지 코로나 ‘사이다 행보’… 2020년 이재명 열풍
2020년 1월 각종 여론조사에서 3~5%에 그쳤던 이 지사의 지지율이 수직 상승한 첫 분기점은 지난해 2월 말이다. 당시 이 지사는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가 대구ㆍ경북지역에서 확산하자 신천지 종교 시설 353곳을 강제봉쇄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행정명령을 시행했다. 이 같은 사이다 행보에 열광한 국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이는 3월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3월10~12일 성인 1천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이전달 같은 조사보다 8%p 상승한 11%를 기록,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23%)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이후 이 지사는 도민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선제적으로 지급하는 경제방역정책으로 코로나 정국을 이끌었고, 7월에는 대법원이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자신을 옭아매던 사법 족쇄를 풀게 됐다.
아울러 이 기간 최대 현안인 부동산 이슈와 관련한 기본주택(장기공공임대주택) 도입, 다주택 보유 경기도 고위 공직자(4급 이상) 인사 불이익 등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을 제시하며 유력 대권 주자로 도약했다. 8월 본보가 창간 32주년을 맞아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한 여론조사(8월1~4일 경기도 거주 성인 803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5%p)에서 이 지사(29.4%)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25.2%)를 오차범위 내인 4.2%p 차로 앞서며 여론조사에서 첫 선두에 올랐고, 한국갤럽 조사(8월11~13일 성인 1천1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도 19%로 이 대표(17%)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어 하반기에는 서민금융 정책인 기본대출권, 불법대출 무효 추진을 통해 ‘이재명표 3대 기본시리즈’(기본소득ㆍ기본주택ㆍ기본대출)를 완성했다. 특히 이 같은 정책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인 ‘경제적 기본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정 철학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어 여권 핵심 지지층(민주당ㆍ진보층)의 호감도 상승에도 도움이 됐다.
실제 지난 1월 리얼미터가 조사한 이념적 진보층의 차기 대선 선호도에서 두 주자(이낙연 49.9% vs 이재명 8.1%)의 격차는 41.8%p로 이 대표가 크게 앞섰으나, 이후 이 지사가 7월(15.3%p), 8월(5.1%p), 9월(2.2%p) 차츰 차이를 좁힌 끝에 11월과 12월에는 오차범위 내인 1.4%p, 1.6%p 차이로 각각 앞서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 李 지사 신드롬은 계속 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러한 ‘이재명 신드롬’ 원인을 ‘소득 불평등’, ‘사회적 양극화’ 해소 등 시대정신에서 찾았다.
최 교수는 “이 지사가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한 이유는 현 사회가 원하는 시대적 요구를 선명한 정책으로 추진력 있게 실행했기 때문”이라며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이재명표 기본정책을 통한 사회 불평등 해결 노력들이 다수 국민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위기 속 경기도지사가 가진 행정력과 집행력을 활용해 속도감 있게 방역정책을 추진한 부분도 본인의 강점을 배가시킨 부분”이라면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등 경제방역정책 이슈를 선점한 부분 역시 이 지사의 정체성을 알린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친문 등 여권 핵심 지지층 내 이 지사의 호감도 상승이 앞으로 더욱더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교수는 “어제(5일) 이 지사가 JTBC 신년토론회에 출연해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통합이라는 가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가치는 합의된 것은 지키고 힘이 있든 없든 위반에 대해서는 충분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봤을 때 친문의 입장과 동일한 사면 반대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기본적으로 이 지사가 추진하는 부동산, 기본시리즈 정책,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 등은 친문 지지층 성향과 부합하기 때문에 향후 여권 핵심 지지층의 지지는 이 지사에게 더욱 기울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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