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바이든 출범 맞춰 정의용 발탁…문체·중기부 ‘원조친문’ 포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신임 외교부장관에 내정한 것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외교라인 전열을 재정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활력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내정자는 당내 대표적 ‘친문(親文)’(친문재인) 인사들로, 임기 말 친위체제를 구축하면서 레임덕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먼저 정의용 신임 외교부장관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남북대화와 북미협상을 조율해왔다. 한반도 비핵화 주요 정책은 물론이고 한미 동맹 사안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다. 문재인 정부 원년 멤버였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기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교체됐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기업벤처부장관에 황희, 권칠승 의원의 발탁은 당내 대표적인 원조 친문으로 통하는 인사들로, 전해철 행안부장관(안산 상록갑)까지 포함해 이른바 ‘친문 내각’이 구성되는 모습이다.

황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고,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총무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원조 친문’ 중 한 사람으로 통한다. 권 내정자는 중앙당 당직자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당시 정무특보도 지냈다. 문재인 정부 말 충성심이 높은 인사들을 전진 배치해 내각을 다잡고, 레임덕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돌려막기 식 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야권의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실 제2차장에 김형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를 내정하는 등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에 이정희 전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위원, 국가안보실 제2차장에 김형진 서울특별시 국제관계대사,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정희 내정자는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광주지방변호사회장, 한국전력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을 역임한 법조인출신이고, 김형진 내정자는 외교부 북미국장, 차관보, 청와대 외교비서관 등 한미 현안 및 북핵 문제 등에 해박하고 미국과 중국과의 외교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김현종 내정자는 대미협상 및 외교·통상 전문가로 WTO(세계무역기구) 재판관, 통상교섭본부장, 주 유엔대사로 활동해 국제감각과 외교 전반에 대한 통찰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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