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이동 최소화, 버스, 여객선 예약 7%대 그쳐, 기업 근로자 지갑은 ‘텅텅’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인천의 설 명절은 우울할 전망이다. 버스와 여객선 예약률은 급감했고, 근로자의 지갑은 텅텅 비었다.

4일 인천교통공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간 고속·시외버스 일평균 예약률은 7.5%로 지난해 설 연휴 기간(56.3%)보다 48.8%p 급감했다. 인천해수청은 올해 인천항 연안여객선의 여객수요가 지난해보다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날 기준 인천 여객선의 예약률은 정원의 7% 수준이다.

이는 시민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유지 등을 고려해 이번 명절 귀성을 포기한 결과라는 게 기관들의 설명이다. 설 연휴 간 귀성 행렬과 친인척이 삼삼오오 모인 풍경도 사라질 전망이다.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다. 코로나19로 회사 재정이 어려워지자 대다수 기업은 연초에 지급하는 성과급을 줄이고 있다.

인천의 A기업은 이번 설 상여금 지급 계획이 없다. 설 상여금 대신 직원들에게 소정의 선물을 지급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연휴 간 휴일은 설 당일 뿐이다. 부품수급 문제를 겪고 있는 회사가 지체금을 물지 않으려면 부품이 들어오는 즉시 제품을 만들어 거래처에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작업 대기 상태로 있어야 한다.

인천의 B기업은 지난해 설 연휴 기본급의 50%를 상여금으로 지급했지만 올해는 직원 1인당 20만원만 지급하기로 했다. 상여금을 주지 못하는 대신 설 연휴 기간 앞뒤로 1일씩 더 쉬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인천 남동구에 사는 C씨(49)는 “올해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가지도 못하고, 성과급도 받지 못해 어느 때보다 우울한 명절일 것 같다”며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해마다 명절이면 사회복지시설과 저소득층 가구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는 모습도 볼 수 없다. 시는 사회적거리두기에 따라 총 700만원의 위문금을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 10곳과 저소득 가구 10곳에 계좌이체로 지급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로 의지하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했으면 한다”며 “시민의 안전과 복지 증진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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