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수도권만 1시간 연장...정부 발표에 수도권 자영업자들 “한숨만”

7일 오전 9시30분께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 소재한 한 헬스장에서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고 있다.

“영업시간이 정해져 있으니까 마감 2시간 전부턴 손님이 없어요. 오후 10시까지만 문을 열게 해줘도 숨통이 트일 텐데…”

음식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비수도권만 1시간 연장한다는 정부 발표에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깊은 실망을 표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먹자골목.

이곳은 저녁 주류 판매로 매출 수익을 올려 왔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영업시간이 제한되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하루 28~35명까지 들어오던 저녁 손님이 이제는 3~8명에 그치면서 매출도 70~80% 떨어졌을 정도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63ㆍ여)는 “오후 9시까지만 장사할 수 있다 보니 손님들이 7시부터는 들어오질 않는다”며 “수도권도 영업시간을 1시간만 더 늘려주면 좋을 텐데 비수도권만 늘려 답답함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80석 규모의 한 PC방은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일요일 오전 방문객이 최소 40~50명에 달했다. 그러나 7일 오전 11시께 12~13명에 불과했다.

▲ 7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한 음식점에서 사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1)
7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한 음식점에서 사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2년째 이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B씨(23ㆍ여)는 “오후 9시 이후 가게 문을 닫다 보니 야간 직원은 결국 일자리를 잃었고 아르바이트생들의 인력과 근무 일수까지 줄고 있어 걱정이다”며 “수도권도 오후 10시까지 영업하게 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C방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 C씨(60ㆍ여)도 “오후 9시면 주변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아 우리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영업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려주면 좋을 텐데 비수도권에만 초점이 맞춰져 아쉽다”고 전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6일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조치 조정방안’을 확정하면서 8일부터 비수도권의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수도권은 현 상태가 유지된다. 이 같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오는 14일 자정까지 이어진다.

한편 7일 0시 기준 경기지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3명을 기록하면서 닷새 연속 100명대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2만563명이다.

▲ 7일 오전 11시10분께 수원시 장안구 한 카페에서 직원들이 빵을 만들고 있다.
7일 오전 11시10분께 수원시 장안구 한 카페에서 직원들이 빵을 만들고 있다.

이연우ㆍ장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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