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설 연휴, 코로나19와 방역 지침으로 곳곳 ‘신풍경’

귀성을 포기하고 회사 기숙사에서 설 연휴를 보내기로 한 박윤범씨(37). 형제들과 서로 다른 일정에 귀성하는 임정환씨(33). 5시간 거리의 성묘길을 위해 별도의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김수영씨(43).

올해 설 연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 등으로 각가지 새로운 풍경이 인천지역 곳곳에서 펼쳐진다.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과 세뱃돈을 주고받던 종전의 설 연휴 풍경은 올해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가장 먼저 달라질 설 연휴 풍경은 바로 귀성이다.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박씨는 지난달 말에 일찌감치 귀성을 포기했다. 무리하지 말라는 부모의 만류와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박씨는 회사 기숙사에서 얌전히 설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

미추홀구의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임씨는 형이 귀성하는 12일보다 하루 먼저 고향집을 다녀올 예정이다. 강원도 속초의 고향집에는 부모와 동생 1명이 함께 살고 있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에 맞추려면 형과 같은 날에 귀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임씨는 “올해 설 연휴에는 형을 보지 못할 것 같다”며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설 당일에도 새로운 풍경은 곳곳에서 계속 이어진다. 시부모와 함께 연수구에 사는 김씨는 남편과 아들까지 5명 모두 설 연휴를 보낼 수 있지만, 오히려 5시간 거리에 떨어진 성묘길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성묘에 쓰일 음식을 준비하는 것과 별개로 성묘길에 먹어야 할 도시락 등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음식점 등에서 식사를 해결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올해 설 연휴는 5인 이상이 음식점 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없어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김씨다. 또 준비한 도시락을 비좁은 귀성길 차 안에서 먹어야 한다는 것도 김씨에게는 큰 걱정이다.

김씨는 “한가족으로 살고 있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성묘길 등 집밖으로 나갈 경우에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진다”고 했다. 이어 “한가족이 2개 팀으로 나눠서 밥을 먹기도 웃긴 것 아니냐”며 “힘들더라도 성묘길에 먹을 도시락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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