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투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집니다. 올 시즌 SK에게 많은 승리를 안기겠습니다.”
19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만난 SK의 새 외인 폰트(31)의 포부는 짧고 당찼다.
폰트는 지난 2012년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9년간 메이저리그 통산 96경기 등판해 151.1이닝 동안 7승 11패 4홀드를 거뒀다. 속구 최고구속이 158㎞에 평균구속도 152㎞에 달하나 통산 평균자책점은 5.82에 그쳤다. 빠른 공과 준수한 제구 조합에도 피홈런 수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올해 폰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로서 도전한다. 지난 2019년 메이저리그에서 48경기 등판 중 선발 등판이 17회에 달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었기 때문에 낯선 보직은 아니다.
폰트는 “보통 불펜투수로 시즌을 보내면 매일매일 투구를 해야하기 때문에 전신운동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선발투수로 시즌을 치를 시 등판 후 4~5일 가량 휴식시간이 있으니 상ㆍ하체를 분리해서 운동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라고 선발투수 보직을 선호함을 밝혔다.
지난 16일 자가격리 해제 후 팀 훈련에 합류한 폰트는 이날 9시30분 처음으로 투구에 나섰다. 80~85% 힘으로 총 32개의 공을 던졌지만 묵직한 속구에 포크볼까지 더해져 김원형 감독, 조웅천 투수코치, 이재원 포수의 감탄사를 이끌어냈다. 첫 날 피칭인만큼 팔 상태를 점검하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관계자들은 당장 리그를 시작해도 될 정도라고 극찬했다.
이재원은 “저 정도 포크볼이면 일본에서도 최상급 구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웅천 투수코치도 “하드웨어가 좋은 투수다보니 힘이 좋다는게 느껴졌다”라며 “속구와 포크볼 외에도 슬라이더와 커브도 빼어난 편이라 이닝을 얼마나 길게 소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반적인 히스패닉계 선수들과 비교해 성품도 온순하고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
입국에 앞서 폰트는 지난 2016년 한화에서 뛴 투수 카스티요에게 한국 프로야구와 관련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카스티요를 통해 전반적인 한국의 분위기를 알게 됐으며, 과거 넥센과 키움에서 선수와 코치로 활약한 나이트 어드바이저의 도움으로 SK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폰트는 “지난해 토론토에서 류현진과 함께 뛰며 한국 치킨의 매력을 알게 됐는데 제주에 도착한 이후에는 매운 갈비찜과 만두, 갈치 등에 푹 빠졌다”라며 “첫 날부터 가족처럼 맞아준 고마운 팀인만큼 올해 팀에 많은 승을 안기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제주=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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