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대형 건설업체의 안전·보건관리 업무 담당자 10명 중 8명은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 30대 건설업체 중 인천 업체인 대림건설과 ㈜한양의 안전·보건관리자는 총 119명이다. 대림건설은 70명의 안전·보건관리자가 있고 한양은 49명이다.
하지만 이들 중 정규직은 대림건설이 10명, 한양이 11명 등 총 21명으로 17.64% 뿐이다. 이는 30대 건설업체의 평균 정규직 비율(38.1%)보다 10%p 낮은 수치다. 대림건설의 정규직 비율은 14.3%로 30대 업체 중 가장 낮았고, 한양(22.4%)도 꼴찌에서 4번째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제2의 본사를 둔 포스코건설은 326명의 안전·보건관리자 중 정규직이 127명(39%)로 나타났다.
안전·보건관리자는 건설현장에서 해당 사업장의 위험성을 판단할 때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보좌하면서 다양한 지도와 조언을 한다. 이들의 지위가 불안정하면 안정적 일자리를 위해 현장에 대한 위험성 평가 과정에서 회사 측에 유리한 평가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고용노동부도 건설현장의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건설업체의 안전지수를 평가하면서 안전·보건관리자의 정규직 비율이 높은 사업체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건설업체 안전지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안전·보건관리자의 정규직 비율이 높은 업체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식으로 정규직 고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건설현장은 산재 사망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이라 안전과 보건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2016~2018년 3년간 중대재해 조사보고서’를 보면 이 기간 건설업 사망자는 1천312명으로 전체 재해 사망자 2천575명의 51.2%에 달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안전·보건관리자의 낮은 정규직 비율은)열악한 처우 및 근무 여건, 잦은 이직, 소속감 부족 등 불안정한 지위로 구조적인 안전관리 부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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