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자라나는 청소년들, 저처럼 먹는 설움 겪지 않기를..."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캡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배곯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먹는 문제로 서러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성남시정을 할 때도 경기도정을 함에 있어서도 모두가 먹는 것만큼은 서럽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의 어린 시절 기억은 유난히 배고픔과 관련이 많다”며 “도시락 싼 책보자기를 둘러메고 걷고 뛰던 십 리(4㎞) 산길. 굳어버린 꽁보리밥에 콩자반 반찬이 전부인 도시락은 점심시간 전에 반 이상 비어 점심나절부터 저녁 무렵까지 하굣길은 따가운 햇볕 이상으로 배고픔이 더 힘든 길이었다“고 유년기를 추억했다.

이 지사의 어린 시절은 배고픔의 연속이었다.

길가로 뻗어 나온 가지의 감을 따다 주인 고함소리에 혼백이 빠져 도망을 치고, 복숭아 서리범으로 오해 받아 책보자기를 빼앗기고 엉엉 울었던 기억도 있다. 동물이 차가워져 고기를 잡으러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꺼려지는 가을이면 구절골로 텃골로 머루와 다래 산밤 으름을 찾아 헤맸다.

또 한겨울에는 어른들이 무 내기 화투를 치는 옆에 기다리다 지는 쪽이 무광에서 꺼내 온 차가운 무를 깎아 함께 얻어먹는 낙도 있었고, 얼음을 깨고 개구리와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먹는 것도 색다른 맛이었다. 화전민이 살다 떠난 소갯집 안방에 누워 막걸리를 파시던 어머니가 동네 손님에게 내 놓는 라면 안주를 한 가닥씩 얻어먹는 맛도 쏠쏠했다는 것이 그의 기억이다.

이 지사는 “누구에게도 마찬가지지만 사는 동안 먹은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고, 먹을 것이 부족할 때 설움이 크고, 자식에게 먹을 걸 제대로 못 먹이는 부모 마음이 가장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배가 고파서 가족을 못 먹여서 죽고 훔치고 눈치 보고 서러워하지 않도록 만든 것이 ‘경기도 먹거리 그냥드림센터’”라며 “경기도는 청소년 7만5천664명에게 형편에 따라 조식, 중식, 석식을 구매할 수 있도록 863억원을 들여 급식카드를 지원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저의 대다수 새 정책은 저의 경험에서 나옴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명색이 OECD 가입국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에서 사랑스런 청소년들이 먹는 문제로 서러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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