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3수’ 송영길 vs ‘친문’ 홍영표…인천 정치권 양분화 우려

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3수’ 송영길 의원(계양을)과 ‘친문’ 홍영표 의원(부평을) 등 인천 국회의원의 ‘양강’ 구도로 압축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 안팎에서는 이들의 경쟁으로 지역의 양분화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승패를 떠나 이들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가 대통령 선거 도전을 위해 사퇴 시한인 오는 8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5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송 의원과 홍 의원이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 의사를 내비치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 양강 구도를 구성하고 있고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을)이 뒤를 잇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선인 송 의원은 당대표 도전이 3번째다. 앞서 2018년 이해찬 전 대표에게 아쉽게 패했고, 지난해에는 이 대표에게 양보하며 물러났다. 송 의원은 그동안의 경험을 거울삼아 당원의 지지를 얻으려 전국을 무대로 뛰고 있다. 최근까지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 등을 내세워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활동을 보여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나서 정권 창출의 문을 연 점을 내세워 정권의 성공적 마무리를 강조하는 등 친문(친문재인) 세력 지지기반도 쌓아가고 있다.

4선으로 원내대표를 지낸 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즌2’를 내걸고 친문 및 친노(친노무현)의 지지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굳히고 있다. 지난달 설 명절을 지나 여권의 텃밭인 광주를 시작으로 최근 영남에서도 한동안 머무르는 등 전국 순회를 이어가고 있다. 원내대표 시절 2018년 지방선거의 압승을 이끈 데다, 국회에서 보여준 리더십 등은 동료 의원과 당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으로 꼽힌다.

정계 관계자는 “현재 당내에서 송 의원과 홍 의원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했다. 이어 “지지 세력 간 보이지 않게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도 나오고 있는데, 자칫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혼탁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지역 안팎에서는 두 의원의 당권 레이스로 인천의 양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두 의원 간 감정의 골이 조금씩 나오는 상태인 데다, 인천의 민주당 의원 9명은 물론 지역 정치인들이 줄을 서야 하는 탓이다.

현재 송 의원계로는 윤관석(남동을)·김교흥(서갑)·허종식(동·미추홀갑) 의원, 홍 의원계는 박찬대(연수갑)·맹성규(남동갑) 의원 등이 꼽히고 있다.

정계 관계자는 “당권 도전이 끝난 이후엔 대선과 지방선거 등이 있어 인천 정치권이 송 의원과 홍 의원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으면 큰 문제”라고 했다. 이어 “현재도 몇몇 의원들 사이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에 분란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승패를 떠나 이들의 협력관계가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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