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갈등 속 윤석열 전격 사퇴…퇴임사에서 "국민만 생각하라" 당부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를 4개월여 남기고 4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피해는 오로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며 “검찰에서의 역할은 지금까지다”라고 했다.

윤 총장은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어느 위치에 있던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총장의 이날 사퇴는 중대범죄수사청을 둘러싼 갈등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윤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국면에서도 “임기를 끝마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후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중수청에 넘기고, 검찰에 기소 업무만 맡기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검찰의 존폐를 위협받는 상황의 돌파구로 사퇴를 택했다는 반응이다.

윤 총장은 내부망에 “국민들만 생각하라. 동요하지 말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퇴임사를 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으며, 검찰 인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도 수리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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