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국민생활 파트너’란 비전을 내건 한 기업은 지난 2월26일 ‘2021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선정됐다며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기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 핵심 정책사업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동시에,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사회적 가치 확산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섬으로써 국민의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은 일주일도 안 돼 국민에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겼다. 최근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야기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매년 시행하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는 산업계 종사자, 애널리스트,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기업의 혁신능력과 사회가치 등 6대 핵심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업을 선정한다고 한다. LH는 주요 정책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사회적 기여를 고려한 책임 경영을 실천한 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업 가치는 일부 직원들의 비위 행위로 크게 실추됐다.
▶3기 신도시는 모든 국민이 집값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마련한 특단의 공급대책이다. 신도시 지정이 사전 유출될 경우 투기판으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신도시는 기밀 유지가 생명이다. 그런데 투기 조장을 막아야 하는 LH 직원들이 되레 투기를 했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국민을 배신한 것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이면 LH가 추진 중인 도시조성, 도시재생, 공공주택사업 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LH가 얼마나 많은 직원이 의혹에 연루됐는지, 업무 관련성이 얼마나 되는지 철저히 가려내 엄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전에 LH는 땅에 떨어진 공기업의 신뢰를 회복할 방법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홍완식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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