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7호선 봉수대로역 추가에 서울시 차량기지 신설 ‘몽니’

서울시가 서울도시철도 7호선 청라 연장선의 (가칭) 봉수대로역을 추가해달라는 인천시의 요청에 천문학적 금액이 필요한 차량기지 건설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인천시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해 9월 서울7호선 청라 연장선에 봉수대로 정거장을 추가하는 내용의 기본계획 변경 승인을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에 요청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 청라국제도시와 가정2지구 등 주변 개발사업 변화로 지하철 이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청라 연장선에 봉수대로 인근 역사 건설을 추가했다. 이 역은 1일 평균 1만5천872명이 이용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사업비는 1천40억원, 비용편익 분석 값(B/C)이 1이 넘어 사업타당성도 있다. 이에 따라 대광위는 서울시와의 협의를 조건으로 사실상 승인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청라 연장선 내 차량기지 신설을 협의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나선 상태다.

청라 연장선은 전 구간이 지하인데 반면, 차량기지를 만드려면 육상으로 끌어올려야 해 막대한 사업비가 든다. 최소 2~3㎞의 연결선에 드는 비용은 약 3천억원에 육박하고, 차량기지를 건립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비용(토지매입 및 건축물 등)은 1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천억원짜리 역사를 짓는데 10배가 넘는 1조원짜리 차량기지를 지으라는 셈이다.

또 청라 연장선 주변에는 차량기지가 들어설만한 부지가 없는 점도 문제다. 게다가 만약 부지를 찾아 차량기지를 만든다고 해도 청라국제도시 등 인근 주민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차량기지는 소음과 진동 등 때문에 인근주민으로부터 이전 요구 민원이 많아 사실상 혐오시설로 꼽힌다.

특히 이 같은 차량기지 설치는 2019년 당초 기본계획에서도 서울시가 요구한 적은 있다. 하지만 차량기지를 뺀 상태로 최종 협의를 했고, 이 계획은 국토부의 승인까지 받은 상태다. 기본계획에도 빠진 차량기지를 서울시가 3년만에 또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지역 안팎에선 서울시의 이 같은 터무니없는 요구가 최근 수도권매립지 등으로 인한 갈등에 대한 보복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국회의원(인천 서갑)은 “서울의 차량기지 설치 요구는 현재 7호선 청라 연장선 사업이 진행중인 상태인 만큼, 터무니없는 소리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 국토부 및 서울시를 상대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고 했다.

고존수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차량기지 요구는 서울시의 억지”라며 “인천의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따른 보복성 조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청라연장선에 따른 종전 7호선 차량이 늘어나 차량기지 용량이 부족해져 인천시에 요구한 것”이라며 “보복성 조치 등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인천시가 차량기지를 신설하거나 대체할 대안을 제시하면 협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7호선 청라 연장선은 총 사업비 1조3천991억원으로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6개 역사를 포함한 10.743㎞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승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