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미세먼지 저감 대책 10년 넘게 제자리…신흥·송림 수치 최고

인천항 인근의 미세먼지 대기질 저감 대책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인천항 주변 도심의 미세먼지 수치는 여전히 인천에서 가장 나쁘다.

10일 인천시와 인천보건환경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지역 내 24곳의 도시대기측정소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수치를 분석한 결과, 인천항 주변에 있는 신흥측정소와 송림측정소의 수치가 국내 환경기준(50㎍/㎥)은 물론 인천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신흥은 현재 연구원에, 송림은 동구청에 각각 있다.

지난달 미세먼지는 신흥이 월평균 60㎍/㎥로 인천에서 가장 높고, 송림이 53㎍/㎥로 3번째로 높았다. 지난달 12일엔 신흥은 122㎍/㎥까지, 송림을 115㎍/㎥까지 치솟기도 했다. 통상 미세먼지 수치가 81~150㎍/㎥이면 ‘나쁨’ 등급이 나온다.

앞선 1월에도 신흥은 49㎍/㎥로 인천에서 가장 높고, 송림은 44㎍/㎥로 2번째로 높다. 1월 13일에는 신흥 122㎍/㎥, 송림 110㎍/㎥의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모두 올해 인천의 미세먼지 평균 42.2㎍/㎥를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최고치는 3배에 육박한다.

초미세먼지도 신흥은 올해 들어 인천 평균 24㎍/㎥보다 많은 34㎍/㎥이고, 지난달 12일에는 95㎍/㎥까지 나왔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중국 등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미세먼지가 급격히 줄어 인천의 대기질이 좋아졌지만, 신흥과 송림은 수시로 국내 환경기준치인 50㎍/㎥에 육박하기도 했다.

2년 전인 2019년 3월에도 신흥과 송림은 미세먼지 수치가 각각 최고 77㎍/㎥가 74㎍/㎥에 달하며 각각 1·2위에 올랐다. 특히 신흥은 3~5월 3개월 연속 인천에서 가장 미세먼지 농도가 짙다. 2019년 인천의 미세먼지 평균은 42.1㎍/㎥다.

앞서 2015~2016년 신흥은 최대 99㎍/㎥, 송림은 최대 80㎍/㎥가 넘는 미세먼지 수치를 기록해왔다. 심지어 2011년에도 신흥은 최고 105㎍/㎥까지 나오며 인천 평균(54.2㎍/㎥)의 배에 달하는 등 신흥·송림은 인천의 미세먼지 농도가 유독 짙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 같은 결과는 인천항 등에서 여전히 많은 미세먼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천항에선 선박(벙커C유 선박 등)과 항만 내 운행차들이 많은 고농도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다. 또 많은 대형 화물차가 인천항을 오가면서 주변 도심까지 미세먼지를 쏟아내 인근에 사는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시가 지난 2008년부터 인천항 등을 중심으로 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펼쳐왔지만, 10년이 넘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시가 인천항만공사(IPA)와 공동 추진 중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미세먼지 특성을 반영한 항만·공항 미세먼지 관리계획을 마련하고 IPA와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 1~2월 모두 신흥·송림의 미세먼지 수치는 여전히 높다.

시의 한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함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당장 주변에 사는 시민이 체감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다시 외부 유입 미세먼지가 늘어 전체적인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며 “다양한 대책으로 인천항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민우·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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