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시티 수원] 두 바퀴로 ‘수원의 봄’ 한 바퀴

326.26㎞ 자전거도로 구축, 보관대도 878개소 달해...광교산·광교호수공원 자연풍광 즐기는 대표적 명소

굴리는 만큼 멀리 가며 굴러간 만큼 풍경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바퀴’는 때때로 이용하는 사람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준다. 타는 사람의 힘과 의지만으로 목적지까지 향하면서 그 과정도 즐길 수 있는 자전거가 그렇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우리의 일상은 돌아오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착한 이동수단 자전거를 타고 수원시 곳곳에 숨은 명소를 둘러보며 봄의 손짓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수원시 권선2 동 공동 주택단지 주변에 조성된 자전거도로에 봄을 알리는 꽃이 피었다.

■ 향긋한 봄 내음 가득한 자전거길

수원시에는 총 연장 326.26㎞에 달하는 자전거도로가 구축돼 있다. 자전거 보관대 878개소엔 총 1만9천여대를 거치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자연 속에서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자전거길은 광교산과 광교호수공원이 대표적이다.

경기대학교 후문에서 광교산으로 향하는 길은 수원시에서 손꼽히는 자전거길이다. 반딧불이 화장실부터 광교산 버스 종점까지 4㎞를 약간 넘어서는 거리다. 양끝에 공영자전거대여소가 있어 자전거를 빌려 타기에도 좋다.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올라가 자전거를 타면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져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오가는 길에 정겨운 산골마을 풍경과 신선한 공기는 덤이다.

광교호수공원도 자연풍광을 즐기기에 적격인 명소다. 잘 정비된 자전거도로를 달리면 눈에 들어오는 프라이부르크 전망대와 잘 다듬어진 조경, 잔잔한 호수와 어우러진 고층 공동주택, 야경 등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 어디서나 찾기 쉬운 자전거길

수원시 내 주거밀집지역 주변에도 비교적 잘 정비된 자전거도로들이 있다. 권선2동에는 수원아이파크시티아파트 단지 외곽을 따라 자전거ㆍ보행자 겸용 도로가 설치돼 있어 주민들이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기 좋다. 역삼각형 모양으로 약 5㎞ 거리가 가로수로 분리돼 자전거도로로 전부 연결된다. 도로 안쪽에도 인도와 구분되는 자전거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다 보면 도서관이나 공원 등 쉬어갈 만한 곳도 많이 만나게 된다.

원천교사거리부터 매탄권선역으로 이어지는 동탄원천로 옆에도 자전거도로가 잘 형성돼 있다. 맑게 흐르는 원천리천을 따라 펼쳐지는 자전거ㆍ보행자 겸용 도로에선 가로수의 싱그러운 새순이 반갑게 맞이한다. 특히 이곳은 삼성과 같은 대기업과 그 협력업체들이 분포하는 곳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이 활발하다.

 

수원시내 대기업 입구 인근 자전거도로 보관대에 공유자전거 ‘타조’가 주차돼 있다.

■ 막힘 없이 달리는 자전거길

자전거를 타고 질주할 수 있는 도로도 있다. 호매실을 비롯한 서수원에서는 금곡동부터 오목천역사거리까지 길게 뻗은 서수원로의 자전거 전용차로를 즐기기 좋다. 양방향 차로 옆에 자전거도로가 설치돼 있어 왕복 6㎞ 이상 질주할 수 있다. 한적한 논과 밭을 가로지르면 잠시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교외에서 자전거를 타는 느낌을 받는다.

벚꽃이 피는 4월에는 ‘고향의 봄길’에서 자전거를 타면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수원역 고가도로를 넘어 벌터교차로부터 행정타운사거리까지 2㎞ 구간에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가 분리형으로 설치돼 있는데,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날 때면 ‘꽃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 누구나 편리하게, 공용자전거

자전거가 없어도 걱정할 필요 없다. 수원시에선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도심 어디서든 타고 즐길 수 있는 공유자전거가 보급돼 있고, 주요 거점에서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공영자전거대여소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무인대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공유자전거의 이름은 ‘타조(TAZO)’다. 스마트폰과 GPS(위성항법장치)를 활용해 대여를 위한 스테이션 없이 어디에서나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타조’ 어플을 깔아두고 20분당 500원의 기본요금을 지불하거나, 30일 정액권(1만원)을 활용하면 된다.

‘타조’는 지난해 10월 1천대가 시범 도입된 이후 6개월간 3만5천여명이 가입, 17만회 이상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원시는 이달부터 2천대를 추가 투입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강하고 있다.

광교산과 행궁광장 등 잘 알려진 자전거 명소에는 공영자전거대여소 ‘반디클’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름과 연락처 등 간단한 인적사항을 제시하고 1천원의 이용료만 내면 마음껏 자전거를 타다가 오후 6시 이전에만 반납하면 된다. 자전거 모양을 딴 외형이 돋보이는 대여소엔 공기주입기가 비치돼 있어 누구나 편리하게 바퀴에 바람을 채우는 등 시급한 정비를 해결할 수 있다.

 

광교산 입구에 위치한 자전거대여소 반디클에서 시민이 자전거와 안전모를 빌리고 있다.

■ ‘안전’으로 향하는 수원시 자전거 정책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량’이고, 타는 사람은 ‘운전자’다. 자전거를 탈 때 안전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자전거를 탈 때는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해야 하고, 이어폰이나 핸드폰 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야간에 전조등을 사용하고 우측으로 통행하는 것은 서로의 안전을 위한 약속이다. 특히 술을 마신 뒤에 자전거에 올라타는 건 음주운전이다. 적발되면 3만원, 음주 측정 거부 시엔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수원시는 자전거가 차량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이론 교육과 자전거 교통표지판 종류 등을 알려주는 ‘찾아가는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원시자전거연맹 소속 전문 강사가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방문해 안전 수칙을 알려주고 실기교육도 진행한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계획 중이다.

수원시는 ‘수원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오는 4월 마무리 지은 뒤 향후 5년간 자전거 이용시설을 확충하고 인프라를 정비하는 기본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훼손되거나 노후한 자전거 도로와 시인성이 떨어지는 횡단도 등을 정비하고, 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자전거를 정비하는 ‘도심 속 버려진 자전거 클린사업’도 진행한다.

수원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자전거 관련 기반 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친환경 교통수단의 이용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가까운 자전거길에서 안전 수칙을 지키며 활기차고 따뜻한 봄을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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