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논설에 세세히 언급하기가 민망하다. 그럼에도, 거론하지 않을 순 없다. 일개 시의회가 마비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성남시의회는 어제오늘 여야가 대치 중이다. 단초는 의원의 막말과 이로 인해 번진 논쟁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협의회가 22일 성명서를 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지난 19일 성남시의회 제26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기인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정권의 개’라고 말했다.” ‘정권의 개’라는 막말을 지적한 공개 성명이다. 성명에서는 이 의원의 또 다른 발언도 지적했다. 사과 요구에 대해 이 의원이 “문해력이 부족하면, 그 문해력부터 기르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신상 발언을 한 부분이다. 역시 막말로 규정했다.
당사자인 이 의원도 반박 성명을 냈다. 막말의 도화선인 된 것은 민주당 의원들이라고 주장했다. “은수미 시장의 시정 질문 답변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언대에 직접 출석해 성실히 답변하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겉 다르고 속 다르다’고 비난했고, 이에 ‘부끄럽지 않나, 권력의 개도 아니고 말이야’라고 소리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측의 막말이 상황을 도발했다는 얘기다. 여기까지 성명서 공방이다.
성명서 밖 설전에서는 더 민망한 표현들이 등장한다. 본회의 종료 후 민주당 의원들이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고, 막말을 했다는 게 이 의원 주장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했다는 막말은 ‘닭 대가리’ ‘이××’다. 이 의원은 이번 갈등의 본질은 은수미 시장의 시정 질문 답변 회피라고 주장했다. 은 시장이 의원들이 3년째 요구해온 의원들의 일문일답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막말 논쟁은 이 문제를 덮으려는 민주당의 꼼수라고 말했다.
똑같다. 이게 뭐라고 성명전까지 하나. 본회의장에서 ‘정권의 개’는 쓸 말이 아니다. 막말이다. 사과하고 끝내야 한다. 본회의장 밖이라도 ‘닭 대가리’ ‘이××’등 막말은 잘못이다. 역시 사과하고 가야 한다. 지금 이걸 서로 안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당 성명서에 차마 담지도 못할 표현을 써가며 충돌하는 것이다. 지금 경기도 지자체는 난리다. 땅 투기 의혹에 난장판이 되고 있다. 성남시는 당당한가. 성남시의회는 깨끗한가. 그래서 이러나.
되레 궁금한 게 있다. 은 시장의 답변 논란이다. 은 시장은 의원들의 일문일답 요구를 묵살하고 있나. 그것도 3년간이나 그러고 있는 건가. 사실이면 논란의 소지가 있다. 시의원은 시민의 대표다. 집행부를 감시 감독할 권한이 있다. 그 감독의 필요에 따라 일문일답의 형식을 요구할 수 있다. 마땅히 요구할 권리이고, 가급적 따라야 할 책임이다. 느닷없고 민망한 ‘막말 충돌’보다 우리를 더 주목하게 하고 관심 갖게 하는 게 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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