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재 장애인 권익보호 활동가, "장애인ㆍ비장애인 어울린 세상 꿈꿔요"

▲ 사럼들 2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손을 잡고 사는 사회를 꿈꿉니다.” 장애인 권익보호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허영재(62)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장애인은 낮설움을, 장애인은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장애인은 두려움 때문에 비장애인과 접촉을 피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허씨는 이 같은 인간관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장애인 권익보호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과천지역에서 허씨와 함께 장애인 권익보호에 나선 활동가는 130여 명. 이들은 한 달에 두 번은 장애인과 아름다운 동행에 나선다. 허씨는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30대 남성과 결연을 맺고 매달 밖으로 외출을 시작한다. 장을 보기 위해 마트도 가고, 야외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봄에는 봄꽃을 보려 산에 오른다. 또, 자신이 매달 하고 있는 폐기물 수거 등 자원봉사도 함께하고, 가끔은 시 낭송회 모임에도 참여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을 내려오기까지 수 십 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장애인이 집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데도 쾌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들은 밖으로 나올 때 따뜻한 가슴으로 맞아야 하는데, 우리는 이들을 위한 배려가 조금 부족합니다.”

허씨의 동행인은 30대 발달장애인으로, 현재 과천교회에서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면 카페에 취직해 스스로의 삶을 꾸려 나갈 꿈을 꾸고 있다고 한다. 허씨는 이 장애인이 새로운 꿈을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허씨의 또 하나의 사회적 봉사는 환경운동이다. 허씨는 2013년부터 과천 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지구환경 지키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물, 대기, 에너지, 생태환경 등을 주제로 한 강의에는 주민과 학생, 어린이 등 연 4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환경보호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발효액인 EM(좋은 미생물)을 양재천에 투척해 수질을 향상시켜 왔으며, 관내 태양광시설, 신재생에너지 시설, 지열시설 등을 찾아 기후변화와 생태환경을 지켜야 하는 소중함을 체험하고 있다.

허씨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비장애인들이 먼저 장애인에게 손을 내밀면 그 순간부터 사랑과 희망의 꽃이 피어오를 겁니다”라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과천=김형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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