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군, 분리수거함 뒤죽박죽 시민의식 실종

교육·홍보 등 시급

“분리수거함이 있어도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24일 오후 1시께 인천 연수구 청학동 주택가의 분리수거함. 비닐류함에는 가죽 가방이 버려져 있고, 캔을 버리는 곳에 플라스틱 전자기기와 즉석밥 비닐 덮개, 골프공까지 들어있다. 종이류함에는 스티로폼 1회용 접시가 버려져 있고, 플라스틱함엔 낚싯대까지 들어가 있다. 분리수거함 뒤로는 폐그물과 유치원 가방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여기서 만난 주민 A씨(46·여)는 “분리수거함이 생겨서 좋긴 한데,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중구 항동의 한 스티로폼 전용 수거함이 있는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근 상인 등이 마구 내버린 생선 나무상자를 비롯해 플라스틱 장난감이 가득하다. 이 때문에 수거함 앞에 있는 가로수에 경고문까지 붙어 있다.

또 계양구 병방동 주택가에 있는 한 분리수거함은 각종 쓰레기로 넘쳐난다. 봉투를 꽉 채워 넘친 쓰레기가 땅으로 떨어져 있거나 옆 수거함으로 넘어가 뒤죽박죽이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무단투기 이제 그만!’이라고 쓰여있는 스티커 문구가 무색하다.

인천시와 군·구가 곳곳에 설치한 분리수거함 일부가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 주민이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지 않거나,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등 시민의식이 사라진 탓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13억5천만원을 투입해 지역 곳곳에 1천600개의 분리수거함 등을 설치하는 재활용 배출·수거 체계 개선사업을 하고 있다. 분리배출을 생활화해 생활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무조건 분리수거함만 설치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분리수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시민 교육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계도와 홍보를 진행해서 분리배출이 잘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계양구 관계자는 “앞으로 매일 쓰레기를 수거하고, 단속을 강화해 폐기물 무단투기를 막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찾아가는 자원순환 교실’ 등을 운영해 강사 20여명이 중·고등학교에 교육을 나갈 계획”이라며 “매뉴얼 제작 후 적극적으로 교육·홍보해 분리배출이 자리를 잡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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