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도쿄 코로나올림픽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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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은 저주받은 올림픽이다.”, “올림픽은 40년마다 문제가 있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을 치루지 못하게 되자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한 발언이다. 일본에선 그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컸는데, 실제 올림픽은 40년마다 사건이 있었다.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1940년 제12회 올림픽을 도쿄에서 열 예정이었는데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개최권을 반납하게 됐다. 대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기로 했으나 2차 세계대전 발발로 결국 무산됐다. 40년 후인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서방 62개국의 보이콧으로 반쪽 올림픽으로 전락했다. 다시 40년 후, 2020년 도쿄올림픽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1년 연기돼 오는 7월23일 개막하지만 해외 관중을 받지 않아 반쪽 대회가 될 전망이다.

1896년 아테네에서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해외 관중이 없는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2020 도쿄올림픽은 올림픽 사상 전쟁이 아닌 이유로 대회가 미뤄진 첫 사례에다 해외 관중이 금지돼 열광적 함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IOC와 조직위는 육성 응원 대신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선수도, 관중도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해외 티켓 판매분 63만장은 환불 처리된다. 해외 관중을 받지않고 국내 관중을 50%로 제한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최대 1조6천258억엔(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완전 무관중일 경우 손실은 2조4천133억엔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당국은 올림픽 출전 선수에게 백신을 의무화하지 않아 이 또한 불안 요소다.

도쿄올림픽은 ‘재건과 부흥’을 위한 일본의 승부수였다. 올림픽을 통해 20년 경기침체의 종지부를 찍고,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의 후유증을 극복해 재도약하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1년 연기에 이어 반쪽짜리 대회가 불가피해지면서 올림픽 흥행은 빨간불이 켜졌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도쿄 코로나 올림픽이 제대로 치뤄질까 걱정이 크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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