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교육지원청 손잡고, 교육력 강화... 학교수업+돌봄+평생교육 범위 확대
혁신은 ‘가죽(革)을 뜯어내는 듯한 고통을 거쳐 새롭게(新) 바꾸는’ 일이다. 그만큼 쉽고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젠 시흥 교육의 대명사가 된 ‘혁신교육’은 지난 시즌Ⅰ(2011~2015)과 시즌Ⅱ(2016-2020)를 거치며 쉽진 않았지만 교육환경의 획기적 변화를 거듭했고, 빠르진 않았지만 든든한 미래교육의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 혁신교육지구 시즌Ⅲ을 시작하는 시흥의 발걸음이 믿음직스럽고 기대되는 이유다. 2021년 시흥의 혁신교육을 따라가는 일은 우리 미래교육을 미리 보는 일이다.
■혁신교육이 바꾼 시흥 10년
10여 년 전만 해도 시흥은 교육 때문에 인근 타 도시로 ‘교육 이민’을 떠나는 도시였다. 하지만 2011년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된 후부터 전국에서 주목받는 ‘교육 1번지’로 성장하고 있다. 혁신교육지구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적극적으로 소통, 협력하는 지역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협약, 지정한 지역을 말한다. 어느 지역보다 공동체가 활성화 된 시흥은 이러한 혁신교육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는 토양을 잘 갖췄기에 성장도 그만큼 눈에 띌 수 있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시흥혁신교육 시즌Ⅰ은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새로운 교육협력 모델 구축을 위한 공교육 혁신사업, 인재 육성, 지역특성화 지원에 힘을 기울였다.
시즌Ⅱ는 지속가능한 교육 체제 유지를 위한 ‘지역과 함께하는 교육공동체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지역 주민이 적극 참여해 지역 특성을 공교육과 조화시키기 시작했다.
행정자치와 교육자치가 손을 잡고 협력하면서 시흥의 교육력은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2015년 출범한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가 그 중심에 있다. 센터는 시청과 교육청의 협의를 넘어 실행 중심의 교육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시흥시 전체 교육사업의 접수와 매칭 창구를 일원화 한 ‘시흥교육사업 원클릭시스템(통합 공모)’ 구축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마을과 학교도 두 손을 잡았다. 매년 개최하는 ‘시흥혁신교육 컨퍼런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 2천604명이 참여했고, 지난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미래형 교육자치 협력지구’ 포럼과 함께 진행하는 동안 4천373명(온·오프라인 합계)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미래 100년을 바꿀 시흥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올해는 시흥혁신교육지구 시즌Ⅲ의 첫 해다. 지난 10년이 인적, 물적 교육자원과 공교육의 융합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 5년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교육자치를 이루는 여정이 될 것이다.
시흥시와 시흥교육지원청은 지난 2월 혁신교육지구 시즌Ⅲ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학교를 품은 마을 미래교육을 함께 가다’라는 비전을 공표했다. 지난해 ‘미래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민·관·학이 머리를 맞대고 공론화를 거친 뒤 나온 비전이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민·관·학 165명, 12개 TFT의 분야별 공론화는 교육력을 강화하는 데 지역이 얼마나 중요한 지 여실히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교육거버넌스의 추진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계기가 됐다. 이런 노력으로 시는 같은 해 연말 ‘미래형 교육자치 협력지구’ 운영 우수지구로 선정(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 수상)됐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의 전환을 요구했다. 특히 교육 분야는 등교 혼란을 비롯해 다양한 숙제를 떠안았다. 아울러 학교를 가지 못하면서 드러난 돌봄 문제, 일상을 즐겁게 만들던 평생학습이 중단되면서 늘어난 ‘코로나블루’ 등 심리적 문제 또한 풀어야 할 과제가 됐다. 이에 시흥혁신교육지구 시즌Ⅲ은 ‘학교수업+돌봄+평생교육’으로 혁신범위를 확장해 교육력을 강화하고, 미래교육으로 가는 새로운 이정표 마련을 목표로 잡았다.
시흥시는 이를 위해 올해 총 96억4천400만원(시흥시 71억 1천900만원, 경기도교육청 25억 2천500만원)의 예산을 세웠다. 돌봄과 평생교육사업이 혁신교육사업에 들어오면서 전년대비 56억 9천200만원이 늘어났다. 예산은 △시흥교육과정 혁신 △온라인 거점 플랫폼 구축 △마을교육자치 기반 조성 △원클릭시스템 보강 등 38개 교육사업에 투입된다.
아울러 시는 교육복지, 돌봄, 평생학습 등 다양한 혁신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관련 조례를 제·개정하는 데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시즌Ⅲ의 3대 키워드 ‘자치·협업·혁신’
지난해 미래형 교육자치를 위한 공론화 과정은 나아갈 방향과 실천과제를 가시화 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미래교육 방향은 ‘하나 되는 마을과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을은 학교를 품고, 학교는 마을 성장의 구심점이 되어 미래 세대를 함께 키우는 것. 공교육의 담장을 허물고 온 마을이 나서 한 아이를 키우는 것.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할 수 없던 이러한 교육자치 명제를 시흥의 민·관·학이 이번 시흥혁신교육지구 시즌Ⅲ에서 실행에 옮긴다.
시즌Ⅲ의 비전인 ‘마을과 학교의 연결 강화’는 혁신교육생태계의 근본이자 지속가능성의 원천이다. 비전을 풀 키워드는 ‘자치, 협업, 혁신’이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시흥이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 왔던 교육분야의 핵심 목표와 맥을 같이 한다.
시는 지난 2018년 첫 발을 뗀 마을교육자치회를 올해 18개 동까지 전면 확대해 교육자치 동력을 키울 계획이다. 마을교육자치회는 마을단위 교육자치 협의체로 행정자치와 교육자치를 연결 짓고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시흥시가 고민을 거듭한 선도적 모델이다. 마을교육자치회는 각 동별 특성에 따른 교육 현안을 마을과 학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교육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것이다.
■되돌아보고 더 멀리 보는 교육혁신의 길
시흥시는 시흥혁신교육포럼과 연계한 (가칭)‘시흥혁신교육평가연구회’를 3월부터 구성해 오는 9월까지 운영한다. 연구회는 학교, 마을, 자문단 등 3개 그룹으로 시즌Ⅱ 평가와 함께 시즌Ⅲ의 세부 로드맵을 준비할 예정이다. 관 주도를 벗어나 지역과 학교가 기획의 주체가 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지난 혁신교육 10년에 대해 현장 중심으로 점검하는 성과와 반성을 거쳐 평가에 따른 시즌Ⅲ의 세부계획을 단계별로 수립할 계획이다.
우리는 대전환의 시대와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그 시기를 앞당겼을 뿐이다. 불투명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은 언제나 불안정하고 불안하다. 하지만 준비된 만큼 미래는 길을 열어주고 희망의 조도는 밝기에 우리는 또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다. 지난 10년간 혁신교육의 길을 걸어온 시흥이 시즌Ⅲ을 여는 한 걸음이 시작됐다. ‘마을과 학교 연결’을 꾸준히 진행해 온 만큼 시흥의 미래교육은, 교육자치는 희망의 고리로 연결될 것이다.
<인터뷰>임병택 시흥시장 “마을과 학교 연결 강화는 시즌Ⅲ와 민선7기 교육 공통분모”
시흥혁신교육지구 시즌Ⅲ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이며, 민선7기 교육정책 방향과 차이 또는 공통점은.
- 평생교육이 확장되고, 시흥시민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시흥에서 받을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하고 있다. 마을과 학교가 연계해 동별 교육을 개발하고,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스스로 배우기도 하는 것이 시즌Ⅲ의 목표이자 민선7기의 교육정책 방향이다
돌봄과 평생교육이 혁신교육 범위에 편입됐는데, 그 이유와 앞으로 추진 과정은.
- 코로나19로 마을의 돌봄 기능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넓어졌다. 시즌Ⅲ 사업들은 교육자치과, 아동보육과, 평생학습과와 그 외 협업부서가 함께 논의한 결과다. 앞으로 더 많은 돌봄과 평생학습이 교육사업과 함께 연동되는 시흥교육이 될 것이다
사업을 이끌어가는 시와 교육지원청이 잘 협력할 수 있는 비결은.
- 실무적인 부분은 시와 교육지원청이 정례회의를 통해 매주 의견을 조율하고 소통·협력하고 있다. 나아가 교육 전문성과 지역 특수성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시와 교육지원청의 통합근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교육자치’실현을 위한, 시흥 교육자치의 방향과 실천적 로드맵은.
- 교육복지, 돌봄, 평생학습 등 다양한 혁신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관련 조례를 제·개정하는 민관학 정책연구모임을 3월부터 운영하고 있고, 시흥혁신교육포럼을 교육현안별 14개 분과로 구분해 공개모집할 예정이다. 또한, 동별 마을교육자치회도 대폭 확대해 동마다 다른 교육현안을 마을과 학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게 교육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마을과 학교의 연결 강화’라는 시즌Ⅲ의 비전은 시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소실점일 수 있다. 끝으로 교육주체인 마을과 학교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마을과 학교 구성원들이 시흥교육을 위해 치열하게 논의하고 헌신해오고 계신다. 시흥교육 구성원들을 위해 힘찬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시흥=김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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