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민안전의 날이다. 정부가 지정한 지 수년째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 이를 잊지 않고자 제정한 날이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비극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다짐이었다. 함께 도입된 국가안전대진단 시스템도 있다. 안전을 위한 사회 각계 시설에 대한 실제적 통제를 하는 제도다. 5년간 학교 공사장, 사회복지시설 등 248만5천591개 시설을 점검했다. 11만9천여개 위법 사항을 적발했다.
그래도 나아졌다는 평이 거의 없다. 여전히 사고가 이어지고, 생명은 죽어나간다. 경기도민을 놀라게 했던 사고들도 많다. 의정부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났다(2015년). 고양시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 사고가 있었다(2018년). 김포시 풍무동 요양병원 화재가 있었다(2019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2020년)ㆍ용인 물류센터 화재(2020)ㆍ평택 물류센터 화재(2020년)가 있었다. 사건의 참담한 현장을 도민들이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안전사고에 대한 완전한 대책, 이건 없다. 불가능한 일이다. 할 수 있는 건 발생 감소와 피해 최소화다. 그런데 이마저 전혀 되지 않고 있다.
국민 안전의 날은 그냥 선언적 행위에 그치고 있다. 국민안전대진단도 시작만 요란했던 빈 깡통이다. 괜한 비난이 아니다. 감사원의 지난해 7월 감사 결과가 그렇다. 안전점검 후 1년 내 화재 비율을 조사했다. 화재안전특별조사는 0.28%, 국가안전대진단은 0.95%였다. 효과가 부족한 정도가 아니다. 기존 제도보다 되레 못했다. 오죽하면 감사원이 행안부 장관에 ‘대진단 실시 과정을 손 보라’고 지시했겠나.
우리는 이 문제의 대책을 지방 행정에서 본다. 화재 예방과 정책은 지극히 현장 중심의 영역이다. 지역, 시기, 형식 등에 따른 적절한 적용이 필요한 세밀 행정이다. 중앙에 앉아서 통제할 수 없다. 중앙은 지원에 힘써야 한다. 지원 핵심은 제도 마련과 예산 조달이다. 이를 토대로 움직이는 건 지방 행정이다. 재난 행정에 최일선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그러자면 인력의 적절한 배치가 필요하다. 재난에 적절한 인사들이 있어야 하고, 재난 분야에 과감한 배치가 따라야 한다. 그러면 줄어들 수 있을 거라 본다. 지금과 같은 중앙의 구호뿐인 안전 행정보다 훨씬 피부로 와 닿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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