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인천에서 14조원 매출에 지역 업체 하도급 ‘찔끔’

인천에서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14조원 규모의 공사를 하면서도 지역 건설업계 하도급 비율은 고작 15%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이 인천에서 막대한 수익만 챙긴 채 지역 상생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인천시가 지역 내 각종 건설 공사를 하는 대형건설사 10곳에 대한 지역 하도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건설사들은 14조2천651억원 규모의 49개 사업 중 인천 건설업체에 준 하도급 금액은 4천308억원(15.3%)이다. 대형건설사는 현대건설㈜와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호반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대방건설㈜, 동부건설㈜ 등이다.

특히 대방건설은 연수구 송도국제업무지구 주상복합 건설을 비롯해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 건설 등 모두 2조2천억원대 규모의 공사를 하면서도 지역 건설업체에 공사를 맡긴 지역 하도급률은 고작 4.4%에 불과하다. 이는 대형건설사 10곳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또 SK건설은 중구(운서)와 부평구, 서구(루원시티) 등에서 공동주택사업(아파트) 등 총 1조5천877억원 규모의 건설 공사를 하면서도 지역 하도급률은 5.2%에 그친다.

현대건설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및 용현·학익 아파트 공사를 비롯해 인천신항·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조성 등 2조1천억원대 사업에 지역 하도급 비중은 9%, 호반건설도 2조4천억원 규모의 아파트를 지으면서도 지역 하도급률은 9.3%에 머무르고 있다.

이어 한화건설은 루원시티 아파트 건설사업 등 7천786억원 규모의 공사 중 지역 하도급률은 11.54%, GS건설은 미추홀구 주안3구역 재개발 사업 등 4천278억원 규모 사업 중 18.1%다. 동부건설은 4천500억원대 사업 중 22%, 대우건설은 2조1천억원대 사업 중 23.9%, 포스코건설은 1조6천939억원대 사업 중 24%, 롯데건설은 4천454억원대 사업 중 27% 등의 순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지역업체 하도급 비중이 낮은 것은 맞지만, 각 공사의 공정에 따라 비중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인천 지역업체의 하도급 비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지역 안팎에선 시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건설업계의 활성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하도급 비율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인천시의회가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을 상향하는 조례를 개정했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시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이어 “다른 시·도처럼 개발사업 입찰단계에서 지역업체 비율을 확정해 넣는 방안 등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그동안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건설사 등에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하는 한편, 세부적 대책 및 전략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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