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붕괴하는 경마산업, 대안은 비대면 경마

▲ 김형표

코로나19 발생 전까지 14개국에 수출했던 한국 경마가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2월 경마 중단으로 경마 매출은 2019년에 비해 6조3천억원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마가 중단되면서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업체와 개인이 연쇄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연 1조5천억원씩 내던 국세와 지방세 등도 1조원 이상 줄었고, 축산발전기금은 한 푼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경마상금이 주 소득인 기수와 조교사 등 경주마 관계자 1천100여명이 실업 위기에 처해 있으며, 경마장에 입주한 편의점과 고객식당, 경마전문지ㆍ SMSㆍARS 등 경마정보 사업자들도 지난해 수백억원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마사회가 연 163억원을 들여 추진해 오던 농어촌 지원사업과 각종 복지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도 코로나19로 경마를 시행하지 못할 경우 마사회 운영에도 차질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이 붕괴하는 경마사업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온라인 마권발매’다. 지난해 고사위기에 빠진 경마산업을 살리기 위해 온라인을 통해 마권을 판매할 수 있는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이 마련됐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재 100개국이 넘는 경마 시행국에서 온라인 마권을 시행하고 있다. 발매를 허용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언택트(비대면) 경마를 시행해 경마산업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마 선진국인 영국은 지난해 6월부터 온라인 발매에 기반을 둔 무관중 경마를 진행했다. 영국 경마는 120여 개국에 중계됐고, 전년 대비 50% 증가한 베팅규모를 기록했다. 일본도 관중이 없는 경마를 시행하면서 오히려 매출이 올랐고, 홍콩도 비대면 발매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한국 경마는 14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돌파구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수출도 경마시행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온라인 마권을 발매할 수 있는 한국 마사회법 개정안은 이르면 상반기 안에 심의될 예정이다. 한국 경마사업의 붕괴 위기를 막은 유일한 방법은 비대면 경마다. 코로나19가 끝나기 전까지라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할 수 있도록 마사회법이 개정돼야 한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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