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9일 차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온건 성향의 친문(친문재인) 인사인 박광온 의원(3선, 수원정)을 선택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초선, 고양을)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수(選數)와 나이를 고려해 박광온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직을 제안했고, 박 의원이 전날 밤늦게 수락했다”고 밝혔다.
MBC 기자 출신인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 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였을 때 비서실장과 당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2017년 대선에선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았다.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으로 선출됐으나, 8·29 전당대회 이후 당 사무총장으로 기용돼 두 달 만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려놨다. 당초 법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정청래 의원에게는 윤호중 원내대표(4선, 구리)가 따로 양해를 구했다고 한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박 의원을 낙점한 데는 여야 협치와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입법 완수라는 목표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당 안팎에서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여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비판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입법 수문장’인 법사위원장 자리를 여당 몫으로 고수하면서도 원만한 대야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및 개혁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박광온 카드’의 배경으로 꼽힌다. 박 의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 겸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국정과제 로드맵을 설계한 바 있다.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 지도부를 각각 만나 의사일정에 관한 의견을 들은 뒤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선출 안건을 5월 첫 본회의에서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새 운영위원장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맡게 된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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