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 소화력 1위ㆍ평균자책점 2위 등 안정된 체제로 ‘선발야구’ 뿌리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KT 위즈가 시즌 초반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안정된 선발 투수진이 꼽히고 있다.
KBO리그 각 구단 대부분이 3선발 이후 4~5선발이 안정되지 않아 고민인 반면, KT는 선발투수 5명 모두 안정적이어서 예년과 다른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3일 현재 15승10패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선두 삼성(16승10패)에 0.5게임 차 2위를 달리고 있는 KT의 선발진은 데스파이네ㆍ쿠에바스ㆍ소형준ㆍ배제성ㆍ고영표로 구성됐다.
KT 선발진은 9승8패, 140이닝, 평균자책점 3.60으로 소화 이닝은 리그 1위, 평균자책점은 2위로 리그 정상급이다. 여기에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3자책점 이하로 막은 투구)도 12회로 2위에 올라있다.
이닝을 길게 소화하면서 불펜진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고, 4~5선발진도 가장 안정적이다. 지금까지 KT 선발투수들이 5회 이전 강판된 경기는 세 차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한 경기는 투구수를 80개로 제한했던 쿠에바스의 복귀전이어서 실제로는 두 차례다.
또한 시즌 초반 쿠에바스가 담 증세, 소형준이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간 사이 임시 선발로 등판했던 김민수가 지난달 9일 삼성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정현도 같은달 23일 롯데전에서 6이닝 6실점으로 마운드에서 버텨준 점도 호재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선발진에 누수가 생겨도 대체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퓨처스리그(2군)에서 좌완 심재민이 18.1이닝 평균자책점 2.45, 우완 김성훈이 16.1이닝 평균자책점 2.76으로 호투하며 예비 선발자원으로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7월 상무에서 전역 예정인 지난해 퓨처스리그 4관왕인 사이드암 엄상백까지 가세하면 이강철 감독이 추구하는 ‘선발야구’가 완전히 뿌리 내릴 전망이다.
현 추세라면 선발 전원 두 자릿수 승리도 꿈이 아니다. 지난해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선발투수 4명이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선발 53승을 합작한 기록도 가뿐히 뛰어넘을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까지 데스파이네와 고영표를 제외한 선발투수들이 컨디션 난조를 보였지만 모두 정상 궤도에 올라서 다행이다”라며 “투구에 있어 좋은 주기와 나쁜 주기가 있는데 다시 좋은 주기에 접어든 만큼 올해 선발진 전원의 맹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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