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두천시, 배관 문제 조속히 방향 줘야

동두천1 일반산업단지가 불안하다. 매설된 도시가스와 스팀 배관이 문제다. 부식 또는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산단에는 현재 45개 업체가 있다. 이 중에 문제가 되는 것은 32개 업체다. 염색ㆍ피혁 가공업체들이다. 열병합발전소의 스팀을 제공받아 전력원으로 쓴다. 그런데 스팀배관 1.3㎞ 주변의 도시가스 배관에서 최고 70℃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

이는 전문가 또는 공식 점검 업체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도시가스 배관을 점검하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대륜 E&S가 있다. 이 업체가 지난해 5월 배관 주변에 이상고온 현상을 발견했다.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대재에너지(주)에 통보까지 했다. 같은 해 6~9월 시험 굴착도 했다. 이 과정에서 스팀 공급배관과 도시가스 배관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문제가 확인됐다. 코팅 손상, 부식 등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대재에너지 측도 곧바로 스팀 배관에 대한 점검 용역작업에 착수했다. 역시 배관 부식, 진공시스템 및 전기방식 문제, 맨홀의 누수ㆍ부식 등을 확인했다. 용역업체는 지난 1월 결과 보고서를 작성했다. ‘배관이 낡고 부식돼 적정온도가 30℃ 내외로 유지돼야 함에도 90℃까지 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건전성에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소견을 냈다. 장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결론까지 내렸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동두천시의 대처 모습이다. 열병합 발전소 대재에너지(주)는 지난해 말 동두천시에 관련 대책을 제안했다. 배관 지상화다. 제안을 검토한 동두천시도 처음에는 같은 의견을 냈다. 사전에 녹지 점용허가 신청서를 제출 후 점용허가를 득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지상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이었다. 대재에너지 측은 1억1천만원을 들여 스팀 공급배관 지상화 설계 용역까지 착수했다.

이후 시가 산단 내 안전과 미관ㆍ녹지, 환경 보호 등의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 산단 내 매설된 1.3㎞ 연장의 스팀 공급배관이 지상으로 나오면 산단 내 식재된 나무 등을 옮겨야 하고, 단지 내 미관을 해친다는 설명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하화를 고집하는 시 방침이 무조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배관의 지하화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시 설명에 고민도 엿보인다.

아쉬운 건 신속하지 못한 행정 속도다. 안전과 관련된 문제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산단 내 염색ㆍ피혁 가공업체들은 지금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어느 방향이든 신속히 처리해 줘야 할 일이다. 이러다가 또 인재(人災) 얘기 나올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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