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유흥업소 철문 열자 다닥다닥 ‘술판’

지난 10일 밤 10시44분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A유흥주점에서 인천시경찰청 생활질서계 소속 경찰이 집합금지 위반행위를 단속하고 있다.정한승기자
지난 10일 밤 10시44분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A유흥주점에서 인천시경찰청 생활질서계 소속 경찰이 집합금지 위반행위를 단속하고 있다.정한승기자

“(쾅쾅쾅) 경찰입니다. 얼른 문 여세요!”

지난 10일 밤 10시44분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A유흥주점. 지하 계단을 빠르게 내려간 경찰 단속반이 철문을 ‘쾅쾅’ 두드린다. 한참을 두드리고 흔들어도 답이 없자, 쇠지렛대를 이용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캄캄한 복도를 따라 한참 들어가니 갑자기 휘황찬란한 불빛이 나온다. 불이 환하게 켜진 6번방. 20대 남성 3명과 여성 도우미 3명이 다닥다닥 붙어 ‘술판’을 벌이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양주·맥주 등 온갖 술과 안주로 가득하고, 실내는 담배 연기로 자욱하다. ‘5인이상 집합금지’ 위반에 마스크를 쓴 사람도 없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한 남성은 “아니 XX 벌금이고 뭐고 낼 테니까 사진 찍지 말라”며 경찰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8번방에도 남자 3명과 여성 도우미 3명이 술판을 벌인다. 부산에서 온 20대 남성은 “인천까지 와서 동생들이랑 한 잔 하려는데 재수 없게 걸렸다”며 “누가 신고한 것이냐”고 따지듯이 묻는다.

다른 4개 방에서도 손님과 접객원이 쏟아져 나왔고, 접객원 대기실로 보이는 방엔 도우미 여성 1명이 대기 중이다. 경찰은 이 업소에서 감염병예방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29명을 입건했다.

같은 날 밤 11시50분께 주안동의 B유흥주점. 잠겨있는 철문과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붉은색 불빛으로 가득한 내부가 나온다. 이 업소에서는 남녀 손님 8명이 술판을 벌이고 있고,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경찰을 본 한 남성은 집에 가겠다며 돌연 경찰을 밀치고 밖으로 나가려다 제지당한다.

업주 C씨는 “내일부터 문을 닫으려고 짐을 정리하는 중이었다”며 “손님이 오는데 안 받을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경찰은 이곳에서 업주와 종업원, 손님 등 9명을 적발했다.

지난 10일 밤 11시50분께 주안동의 B유흥주점에서 경찰이 집합금지 위반행위를 단속하고 있다.강우진기자
지난 10일 밤 11시50분께 주안동의 B유흥주점에서 경찰이 집합금지 위반행위를 단속하고 있다.강우진기자

앞서 오후 8시50분께에는 남동구 구월동의 D노래방과 만수동의 E노래방, F노래방이 주류를 판매하다 경찰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경찰이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유흥업소 114곳에서 적발한 인원만 810명에 달한다.

인천경찰청 생활질서계는 코로나19에 따른 집합금지 이후 지속해서 현장을 단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법영업이 성행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같은 불법영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져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1주일에 2번 이상 단속하는데 매번 적발되는 업체가 있어 단속을 멈출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라도 업주와 이용객을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김보람·정한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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