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Let’s DMZ(렛츠디엠지) 평화예술제’ 슬로건인 ‘다시, 평화’가 남과 북에 반드시 올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북한과 가장 근접해 있는 대성동 ‘자유의 마을’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김동구 이장(52)이 예술제 홍보대사 참여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농번기의 바쁜 일정에도 그가 홍보대사를 자청한 것은 경기문화재단과의 깊은 연(緣)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9년 ‘지역주민이 바라보는 DMZ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대성동 대표로 참가했다. 당시 토론회를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했던 것이다. 이후 그는 재단의 디엠지 관련 사업에 참여하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목소리를 내 왔다. 이번에는 그의 12살 딸 다빈양(대성초 5년)도 홍보대사에 동참했다.
‘2021 Let’s DMZ 평화예술제’는 올해 하반기까지 파주 및 고양 등 DMZ 일대에서 포럼, 공연, 전시·체험, 스포츠 행사 등 종합 학술·문화예술의 장이다. 이 사업 역시 경기문화재단이 진행한다.
김동구 이장이 홍보대사로 나선 데는 한민족, 동포애도 한몫했다. 그는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바깥세상을 경험한 것을 제외하면 40여 년을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살았다. 이곳은 남측 비무장지대 안의 민간인이 사는 유일한 마을이고 1㎞도 안 되는 거리에 북측의 기정동 ‘평화의 마을이 있다. 그는 “잘 풀릴 것 같던 남북대화가 또다시 멈춰진 반복되는 남북현실에 국민이 얼마나 지치겠냐”고 반문한 뒤 “‘다시, 평화’라는 말이 (국민에게) 안식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일 눈앞의 북한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저쪽에서도 겪겠다 싶어 마음이 쓰인다”며 “몇 년 전 큰 가뭄으로 농사짓기가 괴로울 때 기정동에서는 어떻게 논에 물을 댈지 걱정이 됐다”고 안쓰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동구 이장에게 ‘Let’s DMZ 평화예술제’는 디엠지를 중심으로 한반도가 평화롭게 같이 잘 살 수 있도록 뜻을 모으는 행사다. 그는 “북한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어쩌면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하나로서 예술제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우리 삶의 터전이 다시 평화로워졌으면, 함께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에 모든 국민이 ‘DMZ 평화예술제’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홍보대사 활동을 하면서 Let’s DMZ 평화예술제의 일환인 DMZ 아트프로젝트의 ‘꿈의 다리’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생각이다. 딸 다빈이와 아이들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할 것 같아서다. 현재 대성동초등학교 복도에는 강익중 작가가 학생들과 함께 그린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강 작가의 ‘꿈의 다리’는 100만 명 어린이들의 꿈을 담은 그림을 모아 끊어진 남북을 잇는 작품이다.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한반도의 평화를 이어줄 매개가 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동구 이장은 “딸과 함께 그 공간 (남북)을 이어줄 다리를 만들고 싶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어져 남북 사이 보이지 않는 여백을 채워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는다.
김창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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