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정연구원 이사장이 바뀌었다. 신임 이사장에 이재율 교수가 선임됐다. 이씨는 경기도 행정 1부지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번 선임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민간 이사장으로의 체제 전환이다. 지금까지 이사장은 현직 시장이었다. 염태영 시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왔다. 이를 민간인에게 넘기는 개편이 있었다. 자체 규정을 개정했다. 과정을 염 시장이 직접 시작했고, 마무리했다.
기초 지자체 연구원 가운데 첫 시도다. 전국 인구 100만명 이상 기초 지자체마다 연구원이 있다. 모두 현직 시장이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여기서 오는 한계 또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연구원의 주된 역할이 시의 영역에 갇히곤 했다. 자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었다. 연구 분야 선택에서 시 의지가 지나치게 반영된 측면도 있다. 연구 결과가 시의 정책 방향에 맞춘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없다고 할 수 없다.
이를 근본부터 바꿔 가는 것이 민간 이사장제다. 현재도 이사회 구성에는 다수의 민간인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사장직이 시장이다. 대외적으로 주는 상징이 있다. 수원시의 이번 개혁은 이를 틀부터 바꾼 것이다. 염태영 시장이 착안했다고 알려진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정관과 규정을 바꾸는 이사회를 직접 주도했다. 앞으로도 수원시장은 수원시정연구원 이사장을 겸할 수 없다. 본인은 물론 향후까지 제도로 못 박은 것이다.
염태영 시장이 마지막 주재 이사회에서 설명했다. ‘특례시에 맞는 연구원으로 태어나기 위해서 민간제를 택한다.’ 신임 이재율 이사장도 같은 취지의 인사말을 했다. ‘특례시 연구원으로 가도록 노력하겠다.’ 둘 다 ‘특례시에 걸맞는 위상’을 강조하고 있다. 중요한 가치이자 목표다. 인구 100만을 훌쩍 넘은 수원시다. 특례시 승격이 가져올 내부 책임이 막중하다. 이를 끌고 갈 이론과 설계가 있어야 한다. 연구원이 해 갈 일이다.
우리가 새로운 민간 이사장제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연구의 비중을 높여주기 바란다. 때마침 이재율 이사장은 외자 유치에 정평이 나 있다. 경기도가 이룬 대형 외자 유치마다 그가 있었다. 투자 유치 담당 국장으로 세계를 누볐다. 파주 LCD 산단의 천문학적 외자 유치도 그의 공이었다. 그 경력과 수단을 수원시정에 녹아낼 수 있는 연구원 운영을 기대한다.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선임했다는데, 그런 희망의 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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