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 환자 입소 외면한 여러 보호기관에도…포기하지않은 포천경찰들

“폭우 속 우산도 없이 방황하는 이를 구조했는데, 정신분열증을 앓는다는 이유로 여러 보호기관이 외면해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포천경찰서 112 종합상황실 김정기 경감은 당시 안타까운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30일 포천경찰서와 포천시 등에 따르면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25일 오전 7시20분께. 소흘읍 이곡초등학교 주변에서 우산도 쓰지 않고 위험하게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들어왔다. 출동한 경찰은 A씨를 발견 인근 지구대로 이송해 몸을 녹이고 젖은 옷을 말리며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는 등 체온 유지와 함께 안정을 취했다.

이후 경찰은 A씨를 주거지로 귀가 조치하려 했으나 구조된 A씨는 귀가를 완강히 거부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A씨에 대해 조회한 결과 A씨는 정신분열증을 앓는 2급 장애인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먼저 1336 여성긴급전화를 통해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정신분열증 치료 중인 A씨 입소를 도울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경찰은 다시 여러 구호기관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최종적으로 A씨의 주거지가 있는 소흘읍에 연락, 맨몸으로 나온 A씨의 딱한 사정을 이야기하자 소흘읍 복지팀은 이송여비와 함께 인근 서울 성북구에 소재한 B 보호시설과 연계해 A씨를 안전히 인계했다.

강성모 서장은 “폭우 속에서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요 구조자를 신속히 구조하고 슬기롭게 대처한 직원들과 소흘읍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아동, 노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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