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경기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7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부동산 시장 과열로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시점에서, 주택 수요의 대체재 역할을 하는 미분양 물량의 증가는 향후 부동산 시장에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와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경기도내 미분양 아파트는 1천390가구로, 지난 3월(1천308가구)보다 6.26% 상승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오산이 지난 3월 4가구에서 156가구로 가장 많이 늘었고, 시흥이 71가구에서 83가구로 12가구 증가했다. 평택은 133가구에서 132가구, 화성 232가구에서 224가구, 부천 227가구에서 197가구로 감소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미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규모별로 보면 전용 60-85㎡의 미분양 주택은 688가구에서 737가구로 7% 상승했고, 전용 85㎡ 초과 주택은 123가구에서 184가구로 49.5% 올랐다. 다만 전용 60㎡ 이하 주택의 경우 497가구에서 469가구로 소폭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물량의 증가율이 높지는 않지만 그동안 미분양 물량이 가파르게 감소했던 점과 전국적으로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향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올랐을 때 대체재 역할을 해줬던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부동산 시장 과열을 가속화시켰다”며 “미분양 물량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셋값 상승으로 전세난민이 된 수요자들의 수요를 흡수하는 등 갑작스런 수요에 대비하는 역할을 해 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을 앞둔 시점인 만큼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미분양 물량은 입지여건 등 수요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지역에서 나타나지만, 최근 급격한 집값 상승세에 미분양이라도 잡으려는 실수요자들이 속출했었다”면서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선택폭이 넓어져, 주거 입지가 좋은 곳이 나올 것이라는 대기 수요가 늘어나 당분간은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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