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선발진 줄부상ㆍ불펜 과부에 ‘마운드 붕괴’ 위기

선발진 잇따른 부상에 이닝 소화력 떨어지며 불펜 투수들도 파김치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선발투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로 불펜진까지 과부하가 걸리면서 ‘마운드 붕괴’와 함께 선두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를 낳고 있다.

SSG는 토종 원투펀치 문승원과 박종훈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지난 9일 KT전에서 선발 등판한 이건욱도 1.1이닝만에 어깨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했다. 이건욱은 지난해 122이닝을 소화하며 6승을 수확해 올 시즌 5선발로 낙점됐지만, 프로 입단 후 괴롭혀 온 부상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SSG는 당초 올 시즌 윌머 폰트ㆍ아티 르위키ㆍ문승원ㆍ박종훈으로 이어지는 1~4선발에 이건욱ㆍ김정빈ㆍ정수민ㆍ오원석이 5선발 경쟁을 하는 구도가 예상됐지만 시즌 초반부터 ‘부상 악령’이 살아나면서 고전하고 있다.

현재 르위키가 부상으로 지난주 퇴출되고 대체 선수로 샘 가빌리오를 뽑았지만 다음달 초나 돼야 KBO리그에 설 전망이다. 현재 SSG는 최근 구위가 살아난 폰트와 고졸 2년차 오원석 만이 선발 자리를 지키고 있고, 최근 정수민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근근히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SSG는 궁여지책으로 퓨처스리그에서 27.1이닝, 평균자책점 3.27로 비교적 호투한 양선률을 콜업해 지난 5일 두산전에서 선발 기회를 줬지만 1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쓰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선발진 뎁스가 엷어지면서 당초 계획에 없던 선수들까지 마운드에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독립야구리그에서 베테랑 사이드암 신재영을 긴급 수혈했지만 특단의 대책은 아니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문제는 선발투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불펜까지 과부하가 걸렸다는 점이다. SSG 선발진은 9일까지 경기당 이닝수가 4.78이닝으로 리그 9위다. 자연히 불펜 동원이 많아지면서 총 218이닝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하재훈, 장지훈, 최민준 등 1이닝 투구에 특화된 선수들이 점점 멀티이닝을 소화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타선의 힘으로 선두를 유지하던 SSG는 9일 KT에 연패하며 최상위 자리를 빼앗겼다.

무더워진 날씨로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커진 가운데 SSG로서는 더위와 붕괴 위기에 처한 마운드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상위권 유지의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1군에서 자리를 잡은 사이드암 신인 장지훈을 비롯해 뉴페이스들이 있지만 마운드 구성은 여전히 머리가 아프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겠다"라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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