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젊은 작가들의 신선함을 담아내다"…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2021'

▲ 《젊은 모색 2021》_전시 전경_2전시실 01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다. 한 분야에 오래 종사하고 유명한 사람들이 여러 번 언급되고 주목받는다.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미술의 최전선에 있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은 어떨까. 그들이 가진 ‘젊은 감각’과 ‘새로운 발상’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오는 9월22일까지 진행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젊은 모색 2021>다.

1981년 <청년작가전>을 시작으로 20회를 맞이하는 <젊은 모색>전은 국내에서 주목받을만한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호연, 김산, 김정헌, 남진우, 노기훈, 박아람, 배헤윰, 신정균, 요한한, 우정수, 윤지영, 이윤희, 최윤, 현우민, 현정윤 등 1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 강호연, 리-레코드 바이올렛, 2021, 혼합매체 설치, 375x615x360cm
▲ 강호연, 리-레코드 바이올렛, 2021, 혼합매체 설치, 375x615x360cm

1전시실에 들어서면 강호연 작가의 ‘리-레코드 바이올렛’이 보인다. 시티팝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서울 야경 이미지를 통해 팬데믹 이전 사회의 호황기를 청각적, 시각적으로 회상하게 한다. 강 작가의 작품을 지나면 중간 중간 무분별하게 설치된 김정현 작가의 ‘신의 흉터 : 치유를 향한 소실점’이 보인다. 얼핏 보면 삼각형의 거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흙, 거울, 돌, 나무뿌리 등을 사용해 생태계에 대한 다원적 접근을 유도했다. 천연 재료를 사용해 관람객에게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관계가 무엇인지 물으며 경쟁과 자본의 속도가 지배하는 도시의 삶에 대해 재고하기를 바라는 작품이다.

▲ 우정수, 오버추어, 2021, 캔버스에 아크릴, 잉크, 116.8x91cm
▲ 우정수, 오버추어, 2021, 캔버스에 아크릴, 잉크, 116.8x91cm

1전시실에서는 남진우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띈다. 남 작가의 ‘지상의 낙원’은 영웅과 괴물 오징어의 전투를 재현한 회화로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전형을 전복하고자 한다. 화려하지만 수수한 색감과 신비로운 그림체가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2전시실에서는 이윤희 작가가 욕망과 불안을 벗어나고자 치유의 여정을 떠나는 소녀의 서사를 백자와 채색 도자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길게 늘어선 도자와 정교하고 섬세한 형태, 화려한 무늬의 조각이 신화에 나오는 다양한 캐릭터와 문양을 조합해 이 작가만의 새로운 도상을 만들어냈다.

▲ 현정윤, 무릎 꿇고, 2019, 스테인레스 스틸 파이프, 레진, 오일 바, 65x74x23cm
▲ 현정윤, 무릎 꿇고, 2019, 스테인레스 스틸 파이프, 레진, 오일 바, 65x74x23cm

2전시실에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작품은 요한한 작가의 작품이다. 익명 채팅방, 전통 북, 미디어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하고 그동안 조합되지 않았던 요소들이 모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퍼포머들은 익명 채팅방에서 소통하고 각자의 신체 언어를 연결과 소통의 주체이자 매체로 가능하게 한다.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서 새로운 연결과 신체의 감각과 인간의 의지가 어떻게 유효한지 탐구한다.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각자가 다루는 매체의 속성을 탐구했다. 개인과 사회, 미술과 사회의 접점에도 관심을 드러내며 이를 탐색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들이 가진 사회적 시선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특수성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처음 접해보는 상황에 다소 이질적이며 낯설 수도 있으나 그동안 한 가지에 머물러 있던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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