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함께 성장해온 인천. 인천은 바다의 도시다. 하지만 섬이 아닌 육지의 해안선은 콘크리트 등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시민이 물을 만져볼 수 있는 곳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인천은 해양도시로서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잃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민선 7기 출범 직후부터 인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차원에서 ‘해양친수도시 인천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도시의 활력있는 워터프런트, 고즈넉한 어촌의 풍경과 서해 해넘이의 낭만적 정취를 모두 갖춘 인천만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다.
인천시는 최근 ‘시민과 바다를 잇다’를 비전으로 한 ‘인천 해양친수도시조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인천을 개방적·재생적·상생적·보전적·국제적 해양친수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상태다. 시는 상반기 안에 ‘인천 도서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해 보석 같은 168개의 섬을 재발견하고 어촌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어촌 뉴딜 300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박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해안 철책 제거와 송도 워터프런트 추진 등을 통해 바다를 시민께 돌려 드리는 노력을 진행해 왔다”고 했다. 이어 “인천은 더 살기 좋은 해양친수도시로 만들기 위해 철책 철거와 종전 친수시설 연계를 추진 중”이라며 “또 앞으로 인천 앞바다의 보석 같은 섬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재조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 2030 인천 바다이음
시는 오는 2030년까지 시민과 바다를 잇는 ‘2030 인천 바다이음’ 비전을 실현한다. 이 같은 청사진은 최근 마련한 해양친수도시조성 기본계획을 근거로 한다. 시는 개방·재생·상생·보전·국제적 해양친수도시 등 5개의 핵심 스토리와 이를 토대로 한 15개의 해양친수 네트워크화 전략을 마련했다.
‘개방적 해양친수도시’는 바다를 열린 공간으로 만드는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정서진 친수 네트워크, 영종 자전거 한바퀴 네트워크, 소래~송도 친수 네트워크 등을 추진한다.
‘재생적 해양친수도시’는 시간의 흔적을 새로운 기능과 잇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시는 인천내항 친수 네트워크와 용유~마시안 친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유휴공간 활용 해양공원 2곳을 만들 예정이다.
‘상생적 해양친수도시’는 섬마을의 낭만을 사람과 잇는다는 의미다. 인천 바다역(驛) 네트워크, 항·포구 친수기반 정비(어촌뉴딜300 등), 인천 해양치유지구 3곳 조성 등을 추진한다.
‘보전적 해양친수도시’는 우리의 바다를 미래세대와 잇는다는 의미로 문화체험·경관관리·생태탐방 등의 콘셉트가 있다. 문화체험은 강화의 돈대이음, 생태탐방은 친수연안 이음길 5곳을 만들 계획이다.
‘국제적 해양친수도시’는 인천의 바다를 세계와 잇는 프로젝트로 인천형 워터프런트 4곳과 친수 페스티벌 2개를 육성할 방침이다.
■ 보석 같은 168개 섬 재발견
시는 인천의 아름다운 섬이 가진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시는 지역 내 사람이 사는 40곳의 섬에 대한 진단을 하고 있다. 인천에는 유인도 40개와 무인도 128개 등 모두 168개의 섬이 있다. 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섬별 현지 주민, 섬 전문가 등이 함께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도서별 개발전략을 짜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인천 도서발전 기본계획’을 올 상반기 안에 마련해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오는 2025년까지 구체화할 수 있는 선도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기반시설 사업과 정주여건 개선 사업들을 지속해서 추진하면서도 현재 섬의 개발정도 측정, 자원, 인구특성, 산업기반, 정주 환경 등 영역별 측정 및 평가로 섬별 개발 중점방향을 진단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맞춤형 개발전략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섬 지역의 마을 단위 자립 역량을 키우고 소득 증대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행정안전부의 ‘도서특성화 공모사업’을 기본으로 인천형 모델을 만들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이 콘텐츠에 대해선 지속해서 사후관리해 주민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또 도서개발·지원사업의 지속성과 전문가 지원네트워크 강화도 추진한다. 지난해 문을 연 인천도서발전지원센터를 강화해 살고 싶은 섬마을 만들기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도록 할 예정이다.
■ 어촌에 활력을…어촌 뉴딜 300사업
시는 어촌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뤄내려 ‘어촌 뉴딜 300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어촌뉴딜 사업은 낡은 선착장 등 어촌의 필수기반시설을 현대화하고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특화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인천에선 지난 2019년 중구(소무의항)·강화군(후포항)·옹진군(답동항 및 대·소이작항) 등 5곳과 지난해 서구(세어도항)·강화군(창후항, 황산도항)·옹진군(자월2리항, 장촌항) 등 5곳, 올해 중구(삼목항)·강화군(초지항)·옹진군(서포리항) 등 3곳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사업 대상으로 선정받았다. 시는 이들 13곳에 1천215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오는 9월께 이뤄지는 내년도 어촌뉴딜 사업 공모를 위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역 내 항·포구별 지역협의체와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 등 전문가 평가를 거쳐 3곳 이상을 공모에 신청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어촌뉴딜 사업이 3년 차에 접어드는 만큼 내실 있는 사업 추진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며 “어촌 활력 사업들을 발굴해 어촌 균형발전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중구 하나개지구 등 연안정비사업 추진
시는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총 3억3천600만원의 예산으로 중구 하나개지구, 강화군 동막지구, 옹진군 대이작 큰풀안·작은풀안 해안1지구에 양빈(모래채움) 사업 등을 위한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안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연안정비기본계획은 훼손이 이뤄진 연안을 정비하는 연안보전사업과 연안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담은 계획이다. 10년마다 해수부가 수립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20~2029)을 수립·고시했다.
시는 이번 기본계획에 4개 지구 5개 사업을 반영했다. 오는 2024년까지 국비 46억원과 시비 12억5천만원, 군·구비 12억5천만원 등 모두 71억원을 투입한다.
연안보전사업으로는 중구 하나개지구, 옹진군 대이작 큰풀안·작은풀안 해안1지구, 옹진군 소이작 벌안해안지구에 양빈사업 등이 있다. 강화군 동막지구와 관련해서는 연안보전사업(양빈사업 등)과 친수공간조성사업의 친수공원, 해안산책로가 들어가 있다.
시 관계자는 “연안정비사업을 통해 연안을 침식으로부터 보호하고 훼손 연안을 정비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 해안철책 부지, 친수여가공간으로 탈바꿈
시는 보행공간이 협소한 소래·논현지구 남측 해안로 철책 철거 부지를 활용해 자전거도로, 보행로, 녹지 및 해안 전망대를 조성해 소래해오름공원과 연결함으로써 안전하고 쾌적한 친수 여가공간 마련에 나선다.
시는 지난달 제3경인고속도로 고잔영업소 남측 해안에서 철거한 철책과 초소 부지에 경비 폐쇄회로(CC)TV 등 대체 시설을 설치하고, 시민에게 열린 바다를 제공하기 위해 ‘소래해오름공원~남동공단 해안 보행축 연결공사’를 시작한 상태다.
시는 36억원을 들여 철거한 철책 부지를 활용해 자전거도로·보행·녹지공간 조성(600m)과 함께 고가교인 아암1교에 부착식 보행데크(400m)를 설치해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분리한다. 초소부지는 전망대를 설치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연말에 개방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소래습지생태공원에 보행데크·휴게쉼터 및 소래해넘이다리 인근에 친수전망대 조성 공사를 착공, 연말에 개방할 예정이다. 시는 이와 연계해 소래습지생태공원부터 소래포구를 거쳐 아암로를 따라 용현갯골유수지까지 연안친수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전망휴게쉼터 등을 조성한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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