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고통지수’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한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것으로,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해 계산한다. 경제고통지수 수치가 높다는 것은 실업률이나 물가 상승이 높아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경제고통지수가 5월 기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추경호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5월 기준 6.6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6%에 실업률 4.0%를 더해 나온 것이다. 2011년 5월(7.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9년 5월 4.7, 2020년 5월 4.2와 비교해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추 의원은 확장실업률과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을 더한 ‘서민경제고통지수’도 산출했다. 구직활동 여부로 계산하는 실업률과 달리 확장실업률은 구직 의지를 반영해 취업을 준비하거나 불완전고용까지 좀 더 포괄적인 실업을 나타내는 통계다. 실업자뿐 아니라 추가 취업 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도 포함한다. 여기에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을 더해 서민층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주기 위한 지표가 서민경제고통지수다. 5월 서민경제고통지수는 16.8로 집계됐다. 확장실업률이 13.5%,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3.3%였다. 이 또한 2015년 이래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양질의 일자리는 늘지 않고 물가는 계속 올라 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추경호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실패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일자리 가뭄에 더해 생활물가까지 급등하면서 서민 고통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밥상 물가와 실업률뿐만이 아니다. 집값 폭등에 전세난민이 속출하고, 가계 부채도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가난한 가계일수록 빚 증가율은 더욱 가파르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소득 상위 1%의 부채가 8.5% 감소한 반면 소득 하위 20%의 부채는 5.3% 늘었다. 정부와 정치권은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헤아려 민생에 더욱 전념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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