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ㆍ0선의 이준석이 신임 당대표에 올랐다. 돌아보면 경선 과정 전체가 충격이었다. 이준석 대표의 출마는 그 자체로 의외였다. 제1야당의 당수(黨首)를 뽑는 선거였다. 거물급 정치인들의 놀이판이 되게 마련이었다. 거기에 이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질주는 숨 고르기도 없었다. 출사표와 동시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다른 후보들과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졌다. 흡사 아이돌 가수의 빌보드 차트 점령과도 같았다. 일찍이 이런 열풍은 없었다.
그를 향한 여론은 당심(黨心)까지 삼켰다. 당원 투표가 70% 반영되는 2차 투표도 그가 이겼다. 전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주호영은 이 대표의 상대가 못 됐다. 국민의힘을 넘어 한국 정치사의 이변이다. 대격변치곤 돌풍의 동기 또는 진원지가 명확하다. 20, 30세대, 그 중에도 남성 20, 30이 시작이었다. 앞서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과시 된 그들의 힘이다. 이 응집력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그대로 투영됐다. 쉽게 사라질 것 같지도 않다.
주목할 것은 이 여론을 그러모은 이 대표의 힘이다. 가장 20, 30대 다운 행보로 기대에 호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당당했다. 야권의 심장, 대구에서 탄핵 정당론을 외쳤다. ‘나는 박근혜 키즈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은 정당했다’고 선언했다. 젠더 문제에 대해서도 머뭇대지 않고 직진했다. 부당한 여성 할당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이들이 생각했으니 말하지 못했던 것, 그런 것들을 그는 결정하고 공개했다. 20, 30대가 원래 이런 거였다.
이참에 지방 정치를 본다. 지방 선거 1년 남았다. 이준석 집행부가 치를 선거다. 2010년 이후 보수는 연패했다. 언제부턴가는 질식했다. 회생할 수 있는 토양, 즉 후보군조차 빈약해졌다. ‘D-1년’을 기해 여러 언론이 후보군을 정리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은 넘친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군은 부족하다. 그동안 출마했다가 떨어진 인물들로 후보군을 이뤘다. 유권자가 관심을 가질 소재가 없다. 또 붙어도 질 후보들이다.
안 그렇겠나.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가리지 않았다. 재수ㆍ삼수를 밥 먹듯 했다. 당적 변경과 탈ㆍ복당을 아무렇지 않게 했다. 이러면서도 그들만의 ‘아성’을 만들었다. 좌절의 관성을 파고드는 역(逆)기득권이다. 패배 찌꺼기를 먹고사는 ‘하이에나 정치공학’이다. 이런 패배주의적 구태가 ‘이준석 현상’과 맞겠나. 충돌할 것이다. 퇴출될 수도 있다. ‘36살 당대표’를 만든 MZ세대다. 제1야당을 접수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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