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경쟁률이 8대 1이에요. 용돈 벌기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15일 오후 안양 범계역 로데오거리. 대학생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방학을 맞아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과 학비 등을 마련하고자 가게 이곳저곳을 출입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특히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앞에는 15분 간격으로 청년들이 드나드는 모습도 포착됐다.
경기도내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신종수씨(25ㆍ군포 거주)는 방학 첫 날부터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분주했다. 신씨는 ‘알바천국’, ‘알바몬’ 등 애플리케이션(앱) 또는 블로그나 카페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가면서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쉽게 구해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신씨는 “용돈과 학비 등을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22살부터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해왔다”라며 “해가 지날수록 일자리를 구하는게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안양시 동안구 갈산동에 거주하는 이진아씨(23ㆍ여)도 “대학 졸업반으로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부모님께 용돈 받는 게 눈치보여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찾아봐도 일할 곳이 없어 집 근처 카페서 면접을 보던 중 사장에게 ‘주휴 수당을 받지 않아도 좋으니 일을 시켜만 달라’고 말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을 넘어서며 지역 상권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 등 청년들이 주를 이루는 아르바이트 시장은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게다가 경기도 소상공인들은 당장의 인건비라도 줄이고자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어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투잡’을 하려는 직장인들까지 늘며 아르바이트 경쟁률 또한 크게 높아졌다.
이를 뒷받침하듯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은 대학생 1천6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3.2%가 이번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직 난이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어려울 것(16.9%)’과 ‘어려울 것(50.7%)’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이미 고갈된 상태였다”며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일할 손이 더욱 필요 없어지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달부터 주 52시간제가 본격 시행되면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더 줄어들 수 있다"면서 최저임금에다가 근로시간까지 일자리를 악화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정부는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에 투자를 통해 청년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김경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